스물두 번째 스며듦.
따스한 햇살, 파란 하늘, 간지럽게 스며드는 바람 사이에 내가 공존한다는 것.
살아있어서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계절.
아쉬워하지 말라고, 자신을 기억해달라고 곳곳에 붉은 꽃 피우고 가는 계절.
가을이다.
봄처럼 눈치 없을 정도로 무작정 밝지만은 않고,
여름처럼 모든 것을 다 태울만큼 뜨겁지는 않으며,
겨울처럼 엉큼하게 입김을 만들어내지도 않는다.
그저 횡단보도 건너편에 나를 기다리며 서있는 당신에게 따뜻한 커피 한 잔 손에 쥐어주고 싶게 만든다.
그저 남산 위 고운 단풍길 함께 걷고 싶게끔 만든다.
그저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 고백하게끔 만든다.
가을이다.
나와 당신의 시를 써 내려가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