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스며들다

나와 당신의 계절

스물두 번째 스며듦.

by 성은




따스한 햇살, 파란 하늘, 간지럽게 스며드는 바람 사이에 내가 공존한다는 것.

살아있어서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계절.

아쉬워하지 말라고, 자신을 기억해달라고 곳곳에 붉은 꽃 피우고 가는 계절.

가을이다.


봄처럼 눈치 없을 정도로 무작정 밝지만은 않고,

여름처럼 모든 것을 다 태울만큼 뜨겁지는 않으며,

겨울처럼 엉큼하게 입김을 만들어내지도 않는다.




2017.10. in 한남동




그저 횡단보도 건너편에 나를 기다리며 서있는 당신에게 따뜻한 커피 한 잔 손에 쥐어주고 싶게 만든다.

그저 남산 위 고운 단풍길 함께 걷고 싶게끔 만든다.

그저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 고백하게끔 만든다.


가을이다.

나와 당신의 시를 써 내려가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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