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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성호 Sep 17. 2019

세렌디피티(serendipty)와 소명(calling)

어느 후보자의 무제한 기자회견을 보고서

박사 과정 논문 주제를 찾는 방법 중에서 역사 신학(일반 역사학)에서 주제를 찾는 방법을 학교 역사 신학 교수님이 설명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한 주제를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고, 삶의 여정 속에서 그 주제로 인도하는 섭리와 같은 운명적인 이끌림이 있다는 것입니다. Serendipity로 만나는 박사 논문 주제라는 아티클이 있을 정도로 역사 신학, 역사학에서는 논문 주제를 발견하는데 자주 언급되는 방법론입니다.  


매케이 피트와 톰스는 2010년 발표한 아티클에서 "serendipity"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
"개인의 사상, 정보, 사물 또는 현상과의 가치 있는 상호작용에 의해 유발되는 예기치 못한 경험"(p.12)
“An unexpected experience prompted by an individual’s valuable interaction with ideas, information, objects, or phenomena” (p.12)


https://ir.lib.uwo.ca/cgi/viewcontent.cgi…




학교의 Heath교수님께 Serendipty로 만나는 박사 논문 주제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난 후에, 제 인생의 여정 가운데 제가 찾아야 할 주제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특별히 윤리학을 하겠다고 마음 먹기 전에 많은 분들이 제게 윤리학을 하라고 권면해 주셨고, 신학교 대표로 참석했던 전국 신학교 대표자 모임에서 기독교 윤리 실천운동 사무총장님을 만나게 되었으며 이후 여러 인연과 우연이 얽힌 결과 간사로 일한 후 기독교윤리학으로 유학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 이전부터 생각해보면 제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읽었던 책, 썼던 글들이 모두 지금의 공부와 무관하지 않게 연결되어 지금의 제 공부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Serendipity가 되었습니다.


꼭 박사과정 논문 주제가 아니더라도, 한 사람의 인생의 소명은 그 사람의 인생의 여정 가운데 여러 만남과 사건과 인연들이 직간접적으로 얽히고 설켜서 그 사람에게 형성될 것입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인생 여정 가운데 형성된 소명을 찾지 못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잘못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 여정 가운데 분명하게 형성되어 있는 자신의 인생 소명을 확고하게 붙들고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의미있고 행복한 삶이며, 가장 자신다운 모습으로 이 세상에 기여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개혁을 하기 위해 나선 특별한 계기가 있습니까? 나서지 않는 것이 더 나은 것 같은데 우리 같은 범인들은 잘 이해하기 힘듭니다.”


오늘 들은 말 중에 저 말이 있었습니다. 저 말에 대한 답변은 이랬던 것 같습니다.


“제가 수십년 동안 쓴 글들을 읽어 보십시오. 제가 한 운동들과 활동들을 살펴 보십시오. 그것들의 연장선 위에 지금의 직무가 있고, 그것을 제 인생의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워딩을 정확히 그대로 옮기지는 못했지만 요지는 그대로일 것입니다. 자신의 삶에 Serendipity로 찾아온, 그리고 형성된 소명을 발견한 사람이라면 그 모든 논란을 뒤로 하고 그 자체로 고귀하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언젠가 누군가 제 삶에서 어떤 직무를 맡게 된 계기를 묻는 일이 생긴다면, 저도 동일한 방식으로 대답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제가 수십년간 쓴 글들을 읽어 봐 주십시오. 제가 한 활동들을 살펴봐 주십시오.
그것들의 연장선 상에서 결정을 내렸고, 그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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