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병원(정신과) 추천해 주실래요?
>> 정신과에서는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가 중요합니다.
(타 진료과에 비해 더 많이)
그래서 특정 질병을 잘 고치는 의사를 찾기보다
신뢰가 가고, 마음이 잘 통하는 의사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호하는 의사 유형은 각 환자의 개인 취향입니다만)
정신과 약물은
부작용이 나타나 힘들 때도 있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약물이 의사와 환자를 이어주는 심리적 교량 역할을 하기도 하기에
신뢰할 수 없는 의사가 처방한 것이라면
약을 잘 먹지 않게 될 것이고 치료 순응도는 낮아지게 됩니다.
나는 조현병 환자가 아닌데 조현병약을 주는 이유가 뭐죠?
>> "처방해준 주치의에게 문의하세요."
가 가장 안전하고 정확한 답변입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면 약물에 대한 식약처 분류가 나오는데,
먹고 있는 약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
궁금함과 불안함이 담겨 있는 질문을 저 같은 사람에게 하게 됩니다.
정신과에서는 약물을 사용함에 있어, 작용과 부작용을 동시에 생각합니다.
어떤 약물의 부작용을 기대하고 처방하는 경우도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잠이 많이 오는 부작용을 가진 조현병 약을 수면제를 대신하여 처방하는 경우도 있고,
항우울제를 수면제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약이 좋다던데 (의사가) 처방을 안 해줘요
>> 마찬가지로 "주치의에게 문의하세요."
가 가장 안전하고 정확한 답변입니다.
전문의마다 선호하는 약물이 있고, 약물을 사용할 때는
예상되는 부작용과 대처방법까지 머릿속에 그려놓게 되지요
만약 환자가 원하는 약물이 치료계획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처방을 고려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답니다.
수술대 위에 누워서 외과의사에게 "이렇게 잘라주시고, 이렇게 집어 주세요"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의사-환자 관계에서 처방은 믿고 따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약, 같은 용량인데 약을 바꾼 이유가 뭐죠?
>> 이 질문은 정신건강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타 직군이 많이 물어보는 것입니다.
비슷한 성분이라고 하더라도 미세한 분자구조의 차이가 있다면, 더 나은 효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동일한 약물 10mg 1정을 5mg 2정으로 나누어 처방하기도 합니다.
약물의 색상이나 개수에 민감한 환자도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저 사람보다 약을 많이 먹으니까 상태가 더 안 좋은 건가요?
>> 그렇지 않습니다.
환자분들에게 하는 대답을 그대로 적어 보겠습니다.
"밥을 한 공기 먹어도 배가 부른 사람이 있고, 두 공기 먹어도 부족한 사람이 있듯이
누구보다 더 먹고, 덜 먹고 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약을 먹은 후에 환자분에게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가 중요하다."
상태가 너무 안 좋아요 병원에서 데려가 주세요
>> 보호자들이 종종 이런 요청을 합니다.
예전에는 병원에서 환자분을 모시러 가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불법을 넘어, 납치 및 감금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입원과정이 불법이기에 치료가 필요한 환자라도 퇴원을 하게 됩니다.
작년(2019년)에 입원 적합성 심사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환자가 심사를 신청할 경우 '입원절차상에 오류가 없었나?'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치료가 필요하고 안 하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불법이나 부적절했던 것이 발견된다면 즉각적인 퇴원명령을 받게 됩니다.
혹시나 환자가 자해나 타해의 위험이 높다면
119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손 발을 묶어야 하는 정도라면
경찰이 꼭 동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