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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열한백구 Oct 13. 2019

버스 타고 친구 만나러 가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

가끔씩 게 되는  버스에서 보는 풍경들이 좋다.

 

어쩌다  듣게 되는 라디오의 뉴스가 좋다.


오다가다 들리는 백반집에서 먹게 되는 '오늘의 메뉴'가 좋다.


어느 순간부터 켜져 있는 TV 속에서 나오는 

저 그런 프로그램 좋다.


명확하게 선택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최고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어쩌다 보게 된 풍경, 어쩌다 들은 소식, 어쩌다 먹게 된 음식에 큰 기쁨을 느낀다.


집중과 선택은 내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집중과 선택을 하라고 누가 시켰지?

그게 멋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누구를 탓하겠나?


앞만 보고 살아왔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30대 후반의 성적표를 가지고 있지만

당신이 정말 원하는 건  당신의 바로 오른쪽,

또는 바로 왼쪽있을지도 모른다는

병신 같은 조언을 남긴다.


주문하고,

검색하고,

바라본다.

내가 클릭한 것들만..


그렇게 우리는 편협해진다.

좁아진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다름을 인정하는 게 멋진 일인 것은 알겠는데

좁은 시야 너머를 인정하는 것은

우리의 의식 밖이다.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똑똑해하다가

그렇게 죽는다.

나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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