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 하러 갑니다 | 첫 번째 이야기
도쿄로 향할 때는 이른 아침 시간대의 비행기를 타곤 한다. 나리타에 도착하면 대략 오전 11시, 도쿄 도심으로 이동하여 숙소에 체크인한 후 바로 오후 일정을 시작할 수 있다. 수면 리듬이 고르지 못한 나는 늘 밤을 새우고 인천 공항으로 향한다. 첫 지하철을 타면 6시 40분경에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재빨리 움직인다면 넉넉지는 않아도 라운지에서 잠시 몸을 녹이고 비행기에 오를 여유는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노곤해진 만큼 도쿄에서의 첫 잔을 더 달콤히 들이켤 수 있다.
평소와는 달리 꽤나 시간이 빠듯하였다. 그래도 인파를 뚫고 보안검사를 마치고 어찌저찌 라운지에 들렀다. 커피 한잔으로 여유를 되찾곤 바로 무빙워크로 발길을 돌렸다. 탑승동엔 그래도 사람이 많지 않다. 조금은 좁은 보폭으로 발길을 옮겨도 괜찮다. 충분히 시간에 맞춰 탑승 게이트에 다다를 수 있다.
비행기에 오르기 전 늘 습관적으로 토잉카를 찾는다. 오늘은 저기 저 167번 토잉카가 푸시백을 맡아 줄 예정이다. 곧 비행 준비가 끝나고 사무장이 지상 직원 하기를 요청할 것이다. 그리고 곧 항공기의 문이 닫힐 것이다. 보통의 여정에선 그때까지 비행이 시작되는 느낌이 없다. 그러다 토잉카가 투박한 몸짓으로 기체를 활주로로 밀어내는 순간 비로소 여행이 시작되었음을 느낀다. 곧 엔진이 출력을 높이고 매캐한 내음이 코끝으로 전해올 것이다. 그전에 잠에 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피트 한 위스키의 맛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오늘은 사케를 마셔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