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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1115. 차 한잔의 여유에 기쁜 만남을

다도에서 일깨워준 '일기일회'란 의미를 되새겨보시길


어제까지 포근했던 날씨가 오는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이틀 앞두고 전날보다 기온이 10도 이상 떨어지며 '수능 한파'를 실감케하는데요, 어제 떠올랐다고 한 슈퍼문의 영향은 아니겠지만 밤낮의 일교차가 커지고 공기가 건조해지며 여기에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스트레스까지 겹쳐 수험생들의 면역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수능 당일에도 체온유지를 위해 방한에 특히 신경써야 할텐데요, 기초 체온이 1도만 떨어져도 신진대사가 저하되고 저항력이 떨어져 생체 리듬이 무너질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때 따뜻한 차 한잔이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돕고 수분과 영양을 동시에 공급하며 마음까지 편안하게 만드는 1석 3조의 힐링 효과를 가져온다고 하네요..


차는 시간적 제약으로 건강 관리가 어려운 수험생들에게 가장 좋은 음료 같은데요, 감기에 효능이 좋은 도라지에 시원하고 달콤한 배를 더해 편안한 맛을 담아낸 배도라지차는 겨울로 가는 환절기에 목 건강을 지킬 수 있게 해주며 새콤달콤한 자몽 과즙에 꿀을 타서 마시는 자몽허니티도 좋은 것 같아요.



결명자차는 동절기 안구건조 예방에 도움이 되고 생강/유자/레몬차는 감기 예방과 호흡기 건강에 좋습니다. 제가 즐겨 마시는 아쌈, 다즐링, 얼그레이, 잉글리시브랙퍼스트 등 홍차는 피로 회복에 좋고 차에 함유된 카티켄이란 성분이 노화를 예방하며 신진대사를 원활케해 몸속 노폐물을 배출시시키는 이뇨 작용을 돕는 것 같아요.


얼마 전 만화카페에서 보게 된 일본만화가 니시모리 히로유키(西森 博之)의 장편 '차를 마시자'는 중학교 쌈장으로 '데빌 마군'이란 별명을 가진 주인공 후나바시 마사야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착하게 살기로 마음먹고 다도부(茶途部)에도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소재로 했습니다.


일본만화 '차를 마시자'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일본에서 만화잡지 소년 선데이에 연재한 만화로 국내에서 전체 11권이 정식 발매됐으며, 마치 한때 국내에 유행해 영화화된 바 있는 인터넷소설에서 익숙하게 접해 왔던 학원물이지만, 차를 마시는 예절 즉, 다도를 통해 자아를 성찰하고 주변과의 관계도 변화해나가는 인격 성장담처럼 다가오기도 해요.



후나바시가 함정을 파서 그에게 시비거는 양아치들과 싸우게 되면서 다도부 입회시 싸우지않겠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차를 배울 자격이 없다. 소중한 것을 망가뜨렸다"고 자책하자 극중 작가의 페르소나인 듯한 다도부의 미인 나오미는 "형태가 있는 것은 망가지게 돼 있다. 다도에서는 도구를 소중히 다루지만, 깨진 것이 있어도 고쳐서 사용한다"고 위로를 하죠.


마실 차를 담는 다기나 찻주전자인 다관 등 다도에는 크고 작은 그릇들이 사용되는데요, 차를 준비하기 위해 찻물을 끓이는 소리나 찻잔에 차를 따르는 소리를 듣고 차가 지닌 고유의 향기와 맛을 음미하면서 분노나 증오 등의 격한 감정을 누르는 한편, 찻잔을 조심스럽게 다루면서 올바른 자세와 맑은 마음을 갖게 하는 것 같아요.


국내 고등학교에도 동아리로 다도부가 있는 곳이 있나요? 고교에 다도부가 있다는 설정이 이색적인데다가 폭력과 강압을 일삼던 쌈장이 내심 미모의 다도부장을 연모하며 '착하게 살자'고 개과천선하는 건 '다도'가 예절바른 태도와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하며 인격수양과 정서함양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기도 하겠죠.



이 책에서 다도부장 나오미는 후나바시에게 내일을 기약할 수 없던 일본의 전국시대 때부터 내려왔던 사자성어, 일기일회(一期一會)란 말을 인용해 이런 말을 합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은 언제나 한 번뿐. 그러므로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며 "짧은 한때가 이 시간 이곳에서만 존재하는 것처럼 소중히 여기며 만남을 기뻐하자"면서요.


보통 우리는 '언제 차 한잔 해요'이런 말을 습관처럼 내뱉곤 하죠. 최근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발효되면서 술자리 후 차 한잔이란 말이 통용되고 있죠. 일부에서는 술은 금기어처럼 되면서 '차 한 잔'으로 관계를 구분짓는 듯 보이는데요, 다도에서 일깨워준 '일기일회'란 의미를 되새기며 상대와의 만남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는 생각으로 차 한잔의 여유를 가져보시길.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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