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의 책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 준 한 마디' 중에서
이번주 나다움인문학교 3주차 강의, 안상현 소장이 나답게 산다는 것의 '가치'를 설명하면서 소개한 정호승의 책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 준 한 마디>에서 인용된 동화작가 엘레나 파스퀼리의 '세 나무 이야기' 떠오르는 아침이다.
<세 나무 이야기>
어느 산에 세 그루의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각자 자신들의 미래를 꿈꾸었습니다.
한 나무는 아름다운 보석상자가 되어 세상의 온갖 값진 보석들을 담고 싶어 했습니다.
또 한 나무는 사람들을 많이 태울 수 있는 커다란 배가 되어 온 세상을 돌아다니고 싶어 했습니다.
또 한 나무는 하늘에 닿을 수 있을 정도로 높이 자라 신께 영광을 드리고 싶어 했습니다.
몇 해가 지났습니다.
첫 번째 나무는 자신이 꿈꾸던 것과는 달리 그저 평범한 여물통이 되어 마소들이 먹는 짚이나 마른 풀을 담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나무도 큰 배로 만들어지지 못하고 어부들이 타고 다니는 자그만한 고기잡이배로 만들어졌습니다.
세 번째 나무 또한 몸통이 잘린 통나무가 되어 산 아래 통나무 더미에 던져지게 되었습니다.
세 나무는 자신들이 꿈꾸던 대로 미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무척 슬퍼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어느 날 은신처를 찾는 한 젊은 목수와 임신한 그의 아내가 여물통이 있는 마구간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들은 여물통을 정성껏 잘 닦아 새로 태어난 아기의 요람으로 사용했습니다. 첫 번째 나무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보물, 바로 메시아라는 보물을 담은 상자가 되었습니다.
그 후 30년이 지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갈릴래아 호숫가에 사는 몇 명의 어부들과 함께 자그마한 고기잡이배에 올라 사람들에게 진리의 말씀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람은 물 위로 걸어갔으며, 거친 바람과 파도를 잠재웠으며, 병든 자를 고쳐주었습니다.
고기잡이배는 이제 고기를 잡지 않고 그와 함께 진리를 위해 일하는, 사람 낚는 이들을 태우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3년이 지났습니다. 통나무 더미에 누워 있던 세 번째 나무는 그 사람이 골고다 언덕에서 못 박히는 십자가로 사용되었습니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통나무로 버려졌다가 진리를 통해 세상을 구원하는 구세주를 모시는 영광을 입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세 나무가 꿈 꾸었던 욕망과 달리, 자신의 가치를 잊고 있다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시기와 사람을 만나 가치있는 삶을 살았다는 것.
보물 상자가 되고 싶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을 담아낸 말구유가 돼 예수님을 모셨고 큰 고깃배가 되고 싶은 나무는 예수님과 제자들을 태우는 진리를 낚는 배가 돼 가치있는 일을 한 것.
마지막에 버려진 통나무는 하늘을 경외했던 욕망을 실현하며 세상의 모든 고통을 짊어지고 세상을 구원하며 죽으신 예수님의 십자가가 됐다.
가치 있는 삶이라는 것이 현재의 모습을 놓고 보면 가치가 없을 수도 있으나 인생 전반을 놓고 보면 아무도 모른다는 걸 성찰하게 되는 아침이다.
/시크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