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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로맑음 스튜디오 Jul 03. 2022

새 직원을 위한 뉴비 키트 만들기

누군가에게 가르쳐줄 게 있을 때에 나의 마음가짐

  2인의 웹 에이전시로 시작한 웹 에이전시에서 근무한 지 2년째다. 역마살이 다분한 내가 한 곳에 2년이나 있을 수 있을 거라 생각지도 못했지만 세월에는 썰물 없이 들이닥치기만 했다. 그 간만의 차에 새 직원이 들어오면 개발을 가르쳐야 하는 상황에 놓였었다. 평소에 현학적인 인간이라 학교에서 후배 학생들에게 기초 코딩을 가르친 적도 있어 가르쳐준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현재 회사 직원들의 특이한 공통점이 있다.

1. 모두―전공은 다르지만―디자인과를 전공했다.

2. 코딩을 가르치는 기관에서 HTML5, CSS3, Jquery를 배워 코딩을 시작했다.

3. 배우고 나니 디자인 관련 업무가 아니라 개발 관련 업무를 하고 싶어 일자리를 찾아보니

    "예? Vue? React? 프레임워크요? 그게 뭐죠?" 하게 되었다.




  코딩을 어느 정도 배우면 내가 능력 있는 생산자가 된다는 기대는 쉽게 무너지고 사회가 원하는 '기본'의 벽이 높다는 걸 알게 된다. 그게 참 허탈하다. 이 정도만 알면 서울에서 어지간한 개발자를 뽑는 회사에서 채용해 줄 것이고, 버블링이 뭔지, 호이스팅이 뭔지 달달 외우면 면접도 통과될 것이라고 배웠거늘 배신감도 든다.



  지금 다니는 회사가 매우 작은 회사이기 때문에 이런 공통점을 가진 분들이 모이게 된 걸 수도 있다. 이런저런 허탈감, 배신감이 더 나은 작업자가 되는 데에 재미를 잃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새 직원이 올 때마다 사용할 뉴비키트를 만들었다. 몇 가지 토이 프로젝트가 묶여있는 프로젝트로 Vue 프레임워크에 입문할 수 있고, 퍼블리싱 파트에 협업할 수 있는 직원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잘 가르쳐주기 프로젝트'이다. 이 키트는 아래와 같은 마음가짐으로(위 공통점의 직원을 계속 채용한다는 가정 하에) 제작했다.



1. 작은 회사에 들어왔다고 작은 수준의 배움을 얻지 않을 것

2. 원리 이해를 우선으로 쉬운 순서로 설명해줄 것

3. 이해한 원리가 어디에 쓸 수 있을지 예시를 여러 가지 바로 말해줄 것



  특히, 1번은 고되게 생각한 것으로, 나를 선배 혹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온 사람에게 지금 배우는 위치가 작다고, 낮다고 해서 그런 수준의 가르침을 제공하고 싶지 않았다. 다른 데에 가서 개발 이야기를 주고받거나, 새로이 다른 걸 배울 때 잘못 알아서 낯 붉히는 일이 없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배우고 난 뒤 내가 뭔가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길 기대한다. 2, 3번의 이유도 이런 마음과 비슷하다.



  이 뉴비키트에서 가르쳐주는 프레임워크는 Vue.js 2 버전(처음에 설명한 직원 공통점에서, 같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면 Vue.js가 가장 쉽다고 생각했다)이고 나아가 다른 프레임워크 혹은 라이브러리의 문서를 볼 때 적어도 두려움은 없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아직은 직접 가르쳐가면서 키트를 개선하고 있지만 잘 만들어서 다음 직원들에게 혹은 세상의 다른 뉴비들에게 도움이 되길. 그런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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