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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빛 May 13. 2023

서서히 그림일기 5

누군가를 떠올린다는 건

서서히 그림일기 5, <누군가를 떠올린다는 건>


아침 일찍 일어나 설레는 마음으로 도시락을 싸고,

읽을 책 한 권 챙겨 지하철을 타고 홀로 나들이를 갔다.


지난달 5일간 단식을 하면서 내 몸의 유익을 위해 절제하는 것의 즐거움을 느꼈고, 이후에 생채식하면서는 맛있는 것을 먹는 즐거움이 크다는 것을 느꼈었다.


그날 푸르른 나무들 사이에 둘러앉아 강바람 쐐면서는 유익을 위해 절제하는 것보다도, 맛있는 것을 먹는 것보다도 자연 앞에 고요히 마음 모을 때 더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


마음의 일렁거림 없이 그저 앉아 편하게 숨 쉬었다.

들이마시는 숨 내쉬는 숨에 누군가가 떠올랐다.


누군가를 떠올리는 것과

기도하는 것은 같은 마음 아닐까.


시원하고 가벼운 강바람에 내 마음을 실어 보낸다. 위로의 마음, 고마움의 마음을 무겁지 않을 만큼만 실어본다.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날아가 나와 닮은 너에게 살포시 가닿길.


기적 같은 일이라는 생각에 벅차오르다가도

우리가 이미 연결되어 있기에 가능하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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