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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히 May 14. 2017

사랑, 이란 말이 어울리는 사람

내게 사랑으로 남아있는 그대


사랑, 하면 어김없이 네가 떠올랐다.

여전히 너를 사랑해서가 아니었다. 너를 미워해서도 아니었다.

내겐 사랑, 이라고 불릴 만큼 사랑했던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랑, 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사람이 너라서 좋다. 오로지 너뿐이어서 좋다. 

그때 나의 사랑이 진실로 다했음을, 널 향한 사랑이 너무도 순수했음을 말해준다.

이제는 너로 인해, 사랑으로 인해 아프지 않다는 것이 조금 서운하기도 하다.

시간은 우리가 함께 했던 추억과 뜨거웠던 사랑, 서늘했던 상처까지 희미하게 만든다.


너도 사랑, 하면 내가 떠오르는지 궁금하다. 나만 떠오르는지 궁금하다.

네게도 여전히 사랑과 내가 동의어로 적용이 되는지 궁금하다.

서로가 사랑이고, 행복이고, 상처이고, 현재이고, 미래였던 시간은 지나갔다.

이젠 그 자리를 네게서 욕심낼 수도 없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사랑, 이라는 말에 네가 떠올라서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든다.

상처나 이별, 미움이나 슬픔이 아닌 사랑이라서.

어쩌면 사랑은 그 모든 감정을 다 포함하는 것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내 주위 사람들은 하나같이 결혼 전에 많은 사람을 만나보라고 권한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그만큼 다양하게 사랑의 정의가 생기는 것일까.

나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날지 알 수는 없지만, 그전까지는 역시 내게 사랑의 정의는 너로 고정되어 변하지 않을 것만 같다.


사랑은 너무도 많이, 너무도 흔하게 나의 하루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

매일 듣는 음악과 새로 읽는 책들과 가끔 보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사랑이 빠지지 않는다.

내 사람들과 함께 하는 대화에서도 사랑은 단골 주제이고, 매일 걷는 길에서도 사랑에 빠진 이들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다못해 일하는 카페에서도 수십 잔의 하트를 커피 잔에 예쁘게 그려 놓는다.

그리하여 나는 매일 너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내 하루하루엔 사랑이 넘쳐나고, 내겐 사랑이란 너로 귀결되는 것이기에.


흔하디 흔한 사랑이 나의 일상에서 넘실거리는데, 정작 내가 사랑이라 정의한 너는 내 옆에 없으니 어찌 보고 싶지 않다 할 수 있을까. 어찌 그립지 않다 할 수 있을까.

사랑하지는 않지만 내겐 사랑,으로 남아있는 그대를.

한 때 사랑했으나 그 세월을 무색하게 만들어버리는 당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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