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찬 Oct 02. 2022

경기도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후 벌어질 일들?

서울 시내버스 기사 인기 하락

경기도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되면 벌어질 일들.(예상 시나리오)



지난 9월 30일 경기도 시내버스 노사간 협상이 있었고, 타결됐습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9월 27일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25년까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전면 시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제는 기정사실화가 된 셈이죠.


이에 대해 여러가지 우려와 설렘의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요.

저는 서울 시내버스 기사이지만, 경기도의 준공영제는 매우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일전에도 언급했지만, 경기도 시내버스 요금 인상 후 별다르게 기사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았거든요.


이번에는 좀 바뀔까요? 변화할까요?


<참고>

https://brunch.co.kr/@seoulbus/105


어쨌든 경기도 시내버스의 준공영제 가져올 엄청난(?) 일들에 대해 제 나름대로의 예상도를 그려보고자 합니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겠지만 흐름 정도는 맞출 수도 있을 거여요.


일단 이야기를 하기 전에 경기도 시내버스의 대략적인 개요부터 알고 가야합니다.


<경기도 시내버스 개요>

▷노선 수 : 2,100여개

▷운행버스 : 13,000여대

▷버스 기사 수 : 약 20,000여명

▷추가 고용 버스기사 수 : 10,000여명

▷현재 준공영제 운행 중인 노선 및 대수 : 220개 노선/ 2,000여대

▷향후 준공영제 대상 노선 및 대수 : 1,800~1,900여개 노선/ 7,000~8,000여대


<현재 준공영제 지원액>

▷광역버스 예산 : 1000억원 이상(국비 728억원/ 지방비 364억원)

▷향후 연간 지원비용 : 연 5000억원 예상(현재 2000억원선)


<서울 시내버스 개요>

▷회사 수: 65개

▷노선 수: 354개

▷인가 대수: 7,405대

▷운행차량: 6,990대(예비차량 415대)

▷버스 기사 현황(2018): 시내버스 16,730명(65개 회사), 마을버스 3,431명(135개 회사)

▷재정지원 현황: 2005년 2221억 원 → 2018년 5402억 원


보세요.

경기도는 수치적으로만 따지면 서울보다 약 2이상에 달하는 규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경기도 시내버스는 서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노선 수와 인가대수로 운행 중에 있죠.


그러나 면적과 유동인구, 버스이용객수 등을 따지면 대략 비슷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경기도 시내버스 1개 회사에 지원되는 금액이 적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경기도의 약 40%이상 노선을 보유하고 있는 KD운송그룹에게는 다른 이야기겠지만요.


수치로만 본다면 서울보다 분명 지원금액이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국비 70%, 지방비 30%로 보전한다고 하는데, 경기도 31개 시군구가 모두 부자는 아니니... 어찌될 지는 봐야겠죠.

이 부분이 중요한 이유는 요금인상과 결부될 수 있으니까요. 제 예상으로 서울 시내버스나 경기도 시내버스나 2025년쯤 요금 인상이 단행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경기도는 서울시와 비슷한 지원금액으로
2배 이상 많은 노선과 버스 회사에 지원을 해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운행대수는 2배 이상이지만,
버스 기사 수는 서울시와 대략 비슷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

https://brunch.co.kr/@seoulbus/65


그렇다면, 제가 경기도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게 되면 벌어질 일에 대해 예상해 보겠습니다.



1. 준공영제를 가장 환영하는 사람은 회사대표(?)


지금 경기도 시내버스는 코로나19 사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철도망(지하철 등) 구축으로 버스 업계는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특히 경기도는 준공영제가 아니어서 고스란히 재정적 어려움을 안고 가는 중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준공영제가 시행되면 아마도 회사(법인 회사 대표)가 가장 좋아할 수 밖에 없습니다.

회사 운영은 지금과 다를 바 없는데, 국가에서 '돈'을 주기 때문이죠. 적자 보전의 형태로 이뤄질 수도 있고, 여러가지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해 줄 겁니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를 그대로 카피할 수도 있고요.



2. 노선 정리 및 개편 & 중앙차로 확대


2004년 서울 시내버스 개편 때 겪은 일들을 그대로 답습할 확률이 높습니다. 일단 경기도 31개 시군구에서 운행하는 노선들 중 중복 노선은 통폐합할 확률이 높습니다.


노선이 사라진다고 기사들은 걱정 안 해도 됩니다. 1일 2교대를 시행하면 버스 기사는 기하급수적으로 부족하게 되니까요. 기사와 관련된 것은 아래 다시 언급하기 하겠습니다.


경기도를 동서남북으로 나눠 노선번호를 재개편할 수도 있습니다. 서울로 진입하는 왕복 6차로 이상 도로에는 '버스 중앙차로'를 설치할 수도 있겠죠. 또한, 차가 다니지 않던 오지 마을에 버스가 새롭게 다닐 수도 있습니다. 준공영제니까요.



3. 기사 처우 개선


준공영제가 시행되기 전에 이미 부족한 기사들을 채용할 겁니다. 현재 경기도 시내버스는 1대당 버스기사 수가 평균 1.5명 정도라고 하는데요. 이것을 1일 2교대로 변경하려면 최소 1대당 2.7명 이상 되어야 합니다. 서울 시내버스도 그 정도에 맞추고 있습니다. 물론, 편차는 있지만 평균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버스기사는 매우 부족하게 될 것이며, 언론에는 약 7,000여명 정도로 보도되고 있지만, 제 개인적 소견은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버스 기사의 급여는 2025년까지 서울 시내버스만큼 맞춰준다고 했지만, 그에 따른 다양한 '압박(?)'이 생길 거여요. 버스기사 교육이 늘어날 것이며, 국비 절감을 위한 여러가지 압박이 줄줄이 생길겁니다. 그래도 급여가 높아진다면 모두 감수해야겠죠?



4. 기사 수급 문제. 서울 버스기사 인기 하락?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준공영제를 연착륙한다고 해도 경기도 시내버스 기사는 매우 부족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디서 충원을 할까요?


경기도에 거주하는 서울시내버스기사가 아마 1순위일 수도 있습니다. 급여가 동일하면 서울 시내버스 기사들은 대부분 옮기지 않을까 싶네요. 서울에 근무하는 이유는 높은 급여때문이거든요. 그런데 이 급여를 서울과 동일하게 맞춰준다면? 집 가까운 경기도 버스로 이직할 게 분명합니다.


그렇게 되면 서울 시내버스 기사가 부족해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경기도보다 몇 배는 힘든 서울 시내버스 기사를 할 이유를 마련하지 않는 이상, 경기도 이직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 될 겁니다.



현재도 열악한 서울 시내버스 회사들은 분명 도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서울 시내버스 기사가 왜 힘든지는... <해피버스데이>를 참고해주세요.


기사 수급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자면, 현재 경기도 시내버스 기사 수는 대략 2만여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내버스 1대 당 1.5명으로 계산했을 때 수치입니다. 이를 1일 2교대 전환 시 시내버스 1대 당 2.7명으로 계산하게 되면 약 35,000여명이라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현재보다 약 15,000여명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언론에서는 최소 7,000여명으로 이야기하고 있더군요.


제 생각에는 노선 통폐합과 일부 노선의 격일제 근무 유지 등으로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 자율주행 버스를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제 생각에 향후 20년 내에는 일어나지 않을 일입니다.(<해피버스데이> 제3장 '버스기사의 미래' 참고)


https://brunch.co.kr/@seoulbus/75



5. 노조의 변화


버스기사에게 노조는 매우 중요하며, 매우 소중하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 생각에 준공영제가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노조의 변화는 별반 다를 바 없을 겁니다. 서울을 보면 알 수 있으니까요. 어용노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곳이죠.


서울보다 경기도 노조가 더합니다. 경기도 시내버스 노조는 회사의 한 부서쯤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회사와 마찬가지로 노조는 준공영제를 매우 환영할 겁니다. 기사의 처우가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회사나 노조나 버스기사나 모두 환영하긴 하지만, 오히려 기사에게 '노조갑질'이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수요가 많은 현재도 '갑질'이 횡행하는데, 공급이 많아질 준공영제의 미래를 짐작해보면, 답은 뻔합니다.



6. 버스 요금 인상


아마도 제 소견으로는 2025년쯤 서울시와 동일하게 맞추려고 할 겁니다. 서울시도 인상, 경기도도 인상. 서울시는 2025년부터 전기버스가 대대적으로 도입되고요. 경기도는 준공영제의 안착 원년이기 때문이지요. 


아마 파업을 해도 동맹파업을 할 가능성도 있고요. 시민들에겐 다소 불편함이 있을 수 있으나, 열악한 경기도 버스 기사들의 환경을 개선하고, 더욱 편리한 대중 교통의 안착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일단 이 정도로 정리를 해 봤습니다.

향후에 더 생각나면 포스팅하기로 하고요.


하여간 경기도 시내버스의 준공영제 시행은 매우 환영할 만 합니다.

위에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시민들에게도 큰 이로움이 있을 거여요.


정확하고 알기 쉽게 노선이 정리될 것이고요.
버스들의 난폭운전도 현저히 줄어들 것입니다.
버스기사의 친절과는 다른 문제이지만,
예전과는 다른 뭔가가 많을 겁니다.



끝으로 경기도 준공영제 시행 후 일어날 일들에 대한 장단점을 분석해 봅니다.


<경기도 준공영제 시행 후 변화>

▶장점

-정부의 버스 회사 지원금으로 경영 안정 도모

-버스 기사 처우 개선 기대

-노선 통폐합으로 인해 효율성 증대

-오지마을 신규 노선 투입

-서울시와 연계된 다양한 대중교통 서비스 기대

-버스 기사 수급으로 인한 고용창출(경기도 거주 서울 시내버스 기사 이직)


▶단점

-버스 회사 운영의 안일화(비리 우려)

-노조의 무변화 무대응 증가 우려

-버스요금 인상 우려

-서울 시내버스 기사 수급 우려

-서울 시내버스와 연계된 동맹 파업 우려

-노선 통폐합으로 인한 노선 배차 간격 변화 및 노선번호 확대 재개편



어쨌든 기대됩니다.

경기도 시내버스 준공영제!

매우 환영합니다.



https://naver.me/FHYJiGjR




매거진의 이전글 부탁합니다. 승객님들.(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