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도 "빨리빨리"문화가 있나요?

“빨리빨리 vs. 친절한 빠름 — 한국과 대만에서 느낀 속도의 결”

by 써니장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저는 ‘빨리빨리’라는 말에 너무 익숙합니다.

지하철도, 배달도, 행정처리도, 공부할때도 늘 “얼마나 빨리, 얼마나 효율적으로”가 기준

가오슝, 기념 커피잔속 사람들의 여유로운 웃음이죠.


빨리 안 하면 뒤처진다’는 묘한 압박이 우리네 공기처럼 스며 있어서, 심지어 카페에서 주문할 때도 직원 얼굴이 웃음기 없이 긴장된 걸 당연하게 여깁니다. 저도 모르게 “주문 빨리해야 뒤에 내뒤에 줄 선 사람이 짜증내지 않겠지?” 하고 눈치를 봅니다.


그런데 최근 대만을 다녀오고 나서, 그 ‘빠름’에도 새삼 여러 결이 있다는 걸 느꼈답니다.


대만도 서비스 속도는 빠릅니다. 밤 야시장 음식이 척척 나오고, 흔히 있는 편의점이나 카페도 척척 일 처리되고, 행정업무도 간단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안에서 사람 냄새가 난다는 겁니다.


가오슝의 스타벅스를 찾아갔을 때가 아직도 기억나요. 로컬에서 스벅 굿즈와 인테리어도 보고 로컬사람들과 얘기할겸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높은 천장 덕에 공간이 한결 여유로워 보였고, 카공족도 거의 없었습니다.


주문받는 캐시어는 손님과 그리 길지 않은 스몰토크를 나누며 소리 내 웃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참 인상적이더군요.


한국 같았으면 “다음 손님 받으셔야죠”라는 무언의 압박감에 웃을 틈도 없이 빠른 음성으로 주문만 처리했을 텐데 말이죠. 사람냄새나도록 벨을 안주고 주문자의 아이디를 불러준다고 하지만 너무 딱딱해서 이럴바에는 저는 1인 사장이 따로 하는 카페나 아예 무인카페가 낫다싶더라구요.


한국 카페에서 한 번은 지하 주차장에 차가 있어서 “30분 안에 식음후 나가도 되나요?” 하고 물었더니,

“그건 앞에서 따로 물어보셔야죠.”라는 건조한 대답만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그 직원분의 업무만 딱 하고 끝, 여유는 사치. 그때 느낀 건 '우린 참 기계(?)처럼 빠르구나’'였죠.


대만은 좀 달랐습니다.

한국에서 지하철 30초 지연은 단체 분노 게이지 상승!이라면 대만 지하철 2분 지연 ‘아, 밖았에서 시원한 바람 좀 더 쐬네' 정도랄까.

지하철이 1~2분 늦어도 아무도 투덜대지 않고,


그리고 카페에서 오래 앉아 있어도 눈치를 주지 않습니다. 물론 카공족 민폐문화가 있어서 한국에선 눈치가 있습니다.


대만에서는 음식이 빨리 나오지만 “천천히 드세요”라는 분위기가 있고,

공무원이나 은행원도 친절하고 대화가 부드럽습니다.


빨리 처리하되, 사람답게 한다는 느낌이랄까요? 너무 좋고 이것을 선호합니다. 우리도 안될까요? 한국의 ‘빨리빨리’가 속도 = 생존문제라면,


대만의 빠름은 속도 = 편리함에 가깝습니다.


“빨리 해드릴게요, 근데 천천히 오셔도 돼요.” 이 한마디에 담긴 온도 차이랄까요.


도시와 농촌의 속도 차이도 크지 않고

사람들이 눈치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분위기라 약간은 부럽더군요.


한국에서 음료가 나오자마자 바로 마시고 자리를 비워야 할 것 같은 압박감,

지하철이 30초만 늦어도 터져 나오는 민원, 불평들.

대만은 그런 게 없었습니다.


빠르지만 부드럽고, 친절한 빠름.


여행하면서 이런 ‘사소한 차이’들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속도라는 게 반드시 차갑고 조급해야 하는 게 아니더군요.


사람 냄새 나는 빠름, 그게 가능하다는 걸 대만에서 배워갑니다. 빨리하지만 천천히 와도 괜찮아 - 이게 저는 참 좋더라고요.






#가오슝여행 #대만스타벅스 #커피잔에담은여유 #대만카페감성

#친절한빠름 #대만여행수필 #속도의온도차 #사람냄새나는여행 #속도가다른세상 #KaohsiungVibes #CoffeeTime #TravelEssay #FriendlyFast #LearnToSlowDown




keyword
작가의 이전글형부… 나도 한 번 불러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