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3월, 선생님의 마음은 소풍 전날
헤어숍OO안의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새 학년을 맞이하는 기분은 언제나 새롭다. 올해는 좀 더 특별하게, C컬과 S컬을 섞은 CS 컬을 했다. C컬만 예전에 해봤는데, 이 두개의 조합이라니...! 신세계! 헤어디자이너님이 추천해준대로 내 단발 머리카락이 한 올 한 올 탄력 있게 말려 올라가면서, 나도 모르게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이제 진짜 새 학년이 시작되는구나!
교사는 학생들에게 늘 익숙한 존재지만, 가끔은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갈 필요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일까, 이번 겨울엔 머리뿐만 아니라 피어싱도 하나 추가했다. (대체 난 왜 이렇게 새 학년 맞이를 거창하게 하는 걸까...)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마음의 준비를 마친 후, 학교로 가는 날이 다가오자 괜히 작은 기대감이 스며든다. 학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교무실 문을 나서 복도를 지나는 순간부터, 아이들의 시선이 하나둘 내게 꽂힌다.
“선생님, 머리 바꾸셨엉요?”
“와, 완죤요! 완전 달라 보이세요!”
“뭔가… 젊어지신 것 같은데요?”
(어머. 그래?) 아이들의 관심과 반짝이는 눈망울 속에서 나는 매년 조금씩 변하는 내 모습을 다시금 실감한다. 한껏 우쭐해진 기분으로 교탁 앞에 서면, 그 관심은 자연스럽게 수업으로 이어진다. 학생들에게 나는 단순한 선생님이 아니라, 매일 마주하는 스타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 착각 속에서는...)
칭찬받는 기분도 좋지만, 그보다 더 값진 것은 아이들의 솔직한 반응이다. 어떤 아이는 대놓고 감탄하고, 어떤 아이는 수줍게 바라보다가 조용히 다가와 속삭인다.
“티쳐, 머리 예쁘세요. 근데... 아이섀도우 색도 바뀌신 거 같은데요?”
(뭐야, 너네 너무 디테일하게 보는 거 아니야?) 하지만 이런 사소한 관심이 참 고맙다. 학생들에게 나는 ‘관심받는 직업인’이라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다. 누가 내 헤어스타일과 아이섀도우 변화를 이렇게 따뜻하고 살가운 태도로 알아봐 줄까? (이 정도면 연예인급 팬덤 정도 아닌가...!)
머리를 하면서 새 학년을 준비하는 이 과정이 나만의 작은 세리머니처럼 느껴진다. 단순히 용모를 바꾸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다짐이랄까. 그것은 새시작을 알리는 의식일수도. 올해도 아이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야지.
학생들에게 나는 스타일 수도, 조용한 조력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모습이든, 내 변화에 관심을 갖고 반응해주는 예쁜 존재들이 함께 있다는 건 분명한 축복이다. 그러니, 올해도 반짝이는 눈망울 속에서 신나게, 즐겁게 가르쳐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