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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나 Sep 30. 2020

타인에게 마음쓰는 일에 대하여

일상 한 단락 - 둘, 타인에게 마음쓰는 일에 대하여

추석을 맞이해, 회사 각 팀의 팀장님들이 팀원들에게 선물을 증정하는 행사가 었었다. 나는 초록빛 나뭇잎장식이 있는 디퓨져를 받았는데, 마치 내가 고른 것처럼 마음에 쏙 들었다. 얼마 전 회사에 가져왔다가 말라죽어버린 화분대신, 오래오래 곁에 두라며 팀장님이 직접 고른 선물이었다.


무언가를 받을 땐, 선물 그 자체도 좋지만 준 사람이 나를 떠올리며 고민했을 시간에 더 고마워진다. 바삐 지나가는 하루에 틈을 내어 내가 어떤 취향인지, 혹은 일상에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진 않을지 생각했겠지.

진열대 앞을 서성이며 이게 좋을지, 저게 좋을지 저울질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새삼 감동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렇게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쓴다는건 쉽지 않지만, 때로는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할 때보다 행복해지기도 한다. 유난히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예민한 나의 경우엔, 상대방이 내 선물을 받고서 좋아할 모습을 상상만해도 마음이 벅차곤 한다. 타인에게 마음을 쓰는 일도, 그 마음을 받는 일도 조금 더 설레는 일상을 살기 위한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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