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 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큰 주제는 던져졌으나 여전히머릿속은 복잡했었다. 오랫동안 열어보지 않은 서랍 깊숙한 곳을 열어 얽히설키 엉켜버린 실타래를 집어 들고 실끄트머리가 어디 있는지 요리조리 살펴보는 모양처럼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할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내가 관심 있는 것들은 무엇이지? 무엇을 할때 내 마음이 설레일까. 정말 좋아하는 것은 뭐지? 관심 분야를 곰곰히 찾아보는 일도 쉽지 않았다. 글의 주제가 쉬울줄 알았나보다. 생각보다 글을 쓰기가 쉽지 않았다. 잔잔한 웅덩이에 작은 돌맹이 하나 던져 놓고 큰 파장이 일어날거라 큰 착각을 했나보다. 아무튼 돌은 던져졌고 난 작은 파장이든 큰 파장이든 생각해야했다.
10개의 작은 주제, 10개의 에피소드
어찌됐건 정해진 10편의 이야기는 마무리가 지어졌다. 비록 10편의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앞으로 나에 대한 관심, 취향에 대한 생각은 꾸준히 가져보리라 다짐하던 시간들이었다. 10편의 이야기가 나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해 줄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자신을 돌아보며 좋아했던 것들을 하나 하나 곱씹는 것도 꽤나 의미있었다. 그리고 기억 저편에 잊고 있었던 추억들도 되새겨보는 시간들을 가질수 있어서 나름 설레였던시간이었다.
예배를 마치고 아들, 딸을 기다리다 잠시 끊었던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켰다. 내마음속 깊이 끌렸던 커피. 잠시 잊고 있었던 내적 끌림에 이끌렸다.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는 목으로 넘어가는 씁쓸하고도 달콤한 그 맛에 잠시 눈을 감았다. 그래. 이 맛! 이 느낌! 알고 있었지만 잠시 건강을 위해 멀리 했던 커피 맛이었다.
들고 있는 메가커피 홀더에 써 있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즐거움이 커진다."
음.. 그렇지. 좋아하는 것을 즐기니 즐거움이 커지네.
40대 중반.
여전히 내마음 속 끌림이 있는 곳을 찾아 헤매는중이다. 아마도 내적 끌림이 있지만 아직 내 자신에게 물어보지 않은 것도 있을수 있고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것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끌리는 것에 대해 내 자신을 속이지 않고 편안히 받아들여보기로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