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07. 팀의 와해, 그리고 선택

그 때의 선택이 만든 나의 6년

by 글쓰는클레어
여기 오길 잘 한걸까?

부모님을 어렵게 설득해서 갔던 어학연수의 기회를 버리고, 맘대로 선택한 창업이었다.

하지만 잘 한 결정이었던 건지, 정신 없는 와중에도 이런 불안감이 엄습했다.


연예인 인맥이 없었던 건 그렇다치고, 알고보니 회사 통장도 이미 거의 빈털털이인 상태. 경험이 있는 사람도 없었고 말그대로 직접 부딪혀야 하는 상황.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이런 사업적인 어려움이 아니었다.


사실상 부대표이던 공동대표 B가 런칭 두 달만에 사의를 표했다.


아이디어 제안자이자 대표였던 공동대표 A는 이미 개인적인 문제로 해외에 나가있던 상황이라 국내에는 나와 Y양, 그리고 팀에 새롭게 조인한 고등학생 인턴 K양만이 남은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공동대표 A도, 회사를 그만둘 수 밖에 없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회사를 그만둔다?

몇 달동안 발로 뛰며 만들어 온 모든 것이 억울했다.


매주 보도자료 써서 돌리고 블로거, 트위터들한테 DM 돌려 사이트 소개 부탁하고

갑자기 퇴사한 디자이너를 대신해서 리뉴얼 중인 사이트 디자인하고 캠페인 상세, 마케팅 자료 만들고

연예인 못 구해서 빵꾸난 캠페인도 동아리로 메꿔 넣고,

어떻게든 캠페인 알려보려고 서포터즈 뽑아서 운영하고 .......


눈코뜰새 없었어도 뭔가를 해보겠다는 꿈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는데, 그게 나만의 꿈이었던걸까?


그렇다고 혼자 이끌어가자니 벅찬 것도 사실이었다.

함께 하던 Y양도 이미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장기적으로 함께 할 멤버가 없었기 때문이다.

혼란과 고뇌가 가득하던 그 시점, 엄마에게 이메일을 썼다. 차마 팀원들에 대한 이야기는 못하고 그냥 몇 달간 이러 저러하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고 막막하다는 토로였다.



그 때 엄마가 보내주셨던 답장은 아직도 별표편지함으로 옮겨 간직하고 있다.



서영아, 정말 고생이 많구나.

무에서 유를 창조 하자니, 더욱 힘들겠구나.

서영이가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지 엄마가 느껴진다.


식상한 말이겠지만 그래도 위대한 말.

아무리 힘들어도 "이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 는 말이잖아.

입사한지 이제 몇 달 밖에 안되었으니 아직은 최선을 다했다는 말은 좀 이른것 같네.

1퍼센트의 가능성이라도 보이면 끈질기게 물어 늘어지는 근성을 가져야 해.

1-2번 하다 포기하지 말고 6-7번 계속 시도하다보면 그만큼 성공 확률도 높아질 거야.

신념을 잃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해.


(...)


열심히 하고 준비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기회는 꼭 오게 되어 있단다.

좀 늦을 수도 있지만 전혀 예기치 않은 곳에서 불쑥 다가오기도 하지.

고객이 가져 오기도 하고, 관심을 가지고 접해본 업종이 가져다 주기도 하고.

영업 현장을 누비는 중에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가져다 주기도 하지.


이런 말이 있지. "기회는 배를 타고 오지 않고 우리들 내부로부터 온다." 라는 말.


오늘 안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내일도 있고 모레도 있으니까

꿈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어.




따뜻한 위로 속에, 눈이 번쩍 뜨이는 듯한 한 문장.

"아직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기엔 이르다"는 것.


비록 경험도 없고 부족한 나였지만 아직은 정말로 해보지 못한 것이 많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결국은 계속해보기로 했다.


어학연수 환불에 이어, 팀에 남기로 한 이 순간이 나에게 주어졌던 두 번째 선택의 순간이었고, 어쩌면 이 때가 진정한 내 스타트업 커리어의 시작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운명은 신비하고도 놀랍다.)


불행 중 다행으로 공동대표A의 고교 동창이었던 Kevin이 팀에 대표로 합류하게 되었고,

위제너레이션은 3인 체제로 두 번째 런칭을 준비하고 있었다. (... 다음 화에 계속)




[지난 이야기]

EP 01. 여정의 시작 https://brunch.co.kr/@seoyoungcla/18

EP 02. 아무것도 몰라요 https://brunch.co.kr/@seoyoungcla/23

EP 03. 런칭, 그리고 문제에 직면하다 https://brunch.co.kr/@seoyoungcla/26

EP 04. 내가 기획한 첫 번째 캠페인 https://brunch.co.kr/@seoyoungcla/46

EP 05. 서포터즈를 운영하다 https://brunch.co.kr/@seoyoungcla/91

EP 06. 연예인 섭외의 물꼬를 트다 https://brunch.co.kr/@seoyoungcla/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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