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계절은 가을이다.
덥고 습한 여름을 지나 가을의 공기를 마주할 때,
누구보다 반가운 사람을 만난 듯 기쁘다.
기분 좋은 바람과 적당한 건조함이 담긴 공기에
가벼운 맨투맨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걸어 다니면
몸과 마음이 한껏 가볍게 느껴진다.
또 그 복장으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길을 걸으며 산책하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
그 어느 때보다도 상쾌하고 시원하게 느껴진다.
비록 시간이 갈수록 점점 짧아져서 느끼기 어렵지만,
그래서 더 소중하고 의미 있게 다가온다.
짧지만 강렬하게 기억을 남기고,
겨울이 오는 듯 벌써 한껏 쌀쌀해진 날씨를 보며
왠지 모를 아쉬움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