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 그거 척추측만증에 도움이 돼?

운동 유목민의 개인적인 후기

by 서제

척추측만증을 계기로 필라테스를 시작한 지는 햇수로 벌써 3년이 되었다. 그동안의 내 운동 타임라인은 다음과 같다.


2022년 8월~ 2022년 10월: 필라테스 개인 20회
2022년 11월 ~ 2023년 5월: 기구필라테스/번지필라테스 그룹 주 2회 이상
2023년 6월 ~ 2024년 2월: 폴댄스 그룹
2024년 3월 ~ 2024년 6월: 헬스 (저강도, 덤벨과 머신 위주)
2024년 7월 ~ 2024년 8월: 기구필라테스 그룹18회
2024년 9월 ~ 2024년 12월: 헬스 (저강도, 덤벨 위주)
2024년 10월: 기구필라테스 개인 4회 + 그룹 4회 / 주 2회 이상 러닝


보시다시피 필라테스 하나를 꾸준히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꽤 많은 회차의 수업을 오랜 기간 들어왔는데, 필라테스는 과연 내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을까? 척추측만증을 비롯한 신체 문제로 통증을 겪은 적은 애시당초 없었기에 이밖의 이야기를 다루어보고자 한다.


1 - 개인 수업 (2022년 8월 ~ 2022년 10월)



먼저 개인 수업을 살펴보자. 위 사진은 개인레슨 1회차와 1n회차 때의 상체 후면 사진이다.


먼저 외관을 보았을 때, 상체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어깨 높이의 차이가 줄어들고, 우측 날개뼈가 조금은 들어갔다. 그러나 여전히 비대칭은 남아 있었다.


엑스레이 또한 비교해볼 수 있는데, 개인 수업 20회를 마친 후 찍은 엑스레이를 보면 4개월 간 큰 변화는 없었다. 좋게 말하면 더 휘지 않았다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더 펴지지는 않았다는 것. 뭐, 이게 어디냐 하는 마음이었다.


척추측만증과는 무관하게 개인 수업이 가져다 준 가장 큰 도움은, 소위 '힘 쓰는 방법'을 배웠다는 점이다. 호흡부터 시작해 코어에 힘주기, 무릎 관절과 목에 부담주지 않기, 고관절의 적절한 활용 등을 1대1로 꼼꼼히 배워갈 수 있었다.


덩달아 '이렇게 힘을 쓰면 안돼요'도 몸소 교정받으며 익혀나갔다. 덕분에 개인 수업이 끝난 후 그룹 수업이나 다른 운동을 시작하는 데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 '잘'은 아니더라도 부상은 없는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몸이 되었다.


2 - 그룹 수업 (2022년 11월 ~ 2023년 5월)


개인 수업을 20회 받은 후, 이제는 어느 정도 수행 능력이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어 비용 부담을 줄이고자 그룹 수업을 시작했다. 그룹 수업으로 옮긴 후 반 년 동안 주 2회 이상 운동을 지속했다.


개인 수업과 달리 그룹 수업은 교정보다 코어 강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또한 다수와 함께 했기에 나의 비대칭 정도를 임의로 조절해 동작을 수행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추가적인 체형 교정의 효과를 체감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틈틈이 회전 가동성을 늘려주는 동작이 여럿 껴있고 스트레칭이 수업 전후로 있었기에 상태가 유지가 된다는 기분은 들었다.


또한 나는 해가 바뀌고서 필라테스 원장이 진행하는 번지필라테스 또한 그룹 수업에 종종 참여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교정과 균형 동작보다는 유산소성이 짙은 근력 운동 위주로 진행됐기에, 당시 느슨하게 관리하던 식단과 시너지를 발휘해 복근이 점차 선명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3 - 폴댄스 (2023년 6월 ~ 2024년 2월)


그러나 필라테스를 고등학교 3학년 때에는 잠시 그만두었다. 공부해야 한다 등의 이유는 아니고... 필라테스에 재미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을 무렵 인스타툰으로 접한 폴댄스가 무척 재미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때마침 집 앞 5분 거리, 필라테스 학원 바로 옆 건물에 폴댄스 학원에서 이벤트를 하고 있길래 냉큼 등록했다.


스트레칭 및 코어 운동 15여 분으로 몸을 푼 후, 시범으로 원장이 보여주는 콤보를 30분 간 직접 연습하고 영상으로 기록을 남기는 방식이었다.


아무래도 폴댄스가 편측 운동이기에 교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게다가 따로 교정 스트레칭을 하지 않고, 고3 생활로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아지자 나의 날개뼈는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수능이 끝나고 한창 폴댄스에 빠져있을 무렵, 정기 검진 차 엑스레이를 찍었을 때는 1년 전보다 각도가 2도 악화되어 있었다.


4 - 헬스(2024년 3월 ~ 6월)


대학교 개강 이후 한 학기동안은 학교 헬스장에서 PT 한 번 없이 헬스를 시작했다. 머신을 이용한 하체 운동과 덤벨을 이용한 상체 운동, 그리고 맨몸으로 하는 코어 운동을 주 4회 이상 지속했고, 별달리 교정 운동을 하지는 않았다.


힘주는 방법이나 다치지 않고 운동하는 방법을 익혀왔기에 부상과 통증은 없었다. 그러나 무리한 운동에 지레 겁을 먹어 너무 가볍게 운동한 탓인지 체형의 변화도, 눈에 띄는 체성분 변화도 없었다.


5 - 필라테스 그룹 (2024년 7월 ~ 8월)


여름에는 잠시 바뀐 거주지에서 새로 필라테스 그룹 수업을 18회 받기도 했다. 비록 그룹 수업이었지만 한 강사의 수업만 지속적으로 듣다 보니, 나의 측만 여부를 파악해주어 적절히 편의를 보아가며 내 몸에 약간이나마 맞는 운동들을 추가로 해줄 수 있었다.


6 - 헬스와 러닝 (2024년 9월 ~ 2024년 12월)


그 후 신촌의 기숙사 헬스장에서는 몇 없는 기구를 좀처럼 다루기 어려워 맨몸 코어 운동과 덤벨 상체 운동만을 지속해왔다.


그러다 대근육 운동의 필요성을 느껴 덤벨을 이용한 하체 운동을 12월이 되어서야 시작했고, 조금 강도를 높였음에도 부상과 통증, 체성분 변화 없이 운동을 지속할 수 있었다.


아, 러닝은 날이 좋았던 9-10월에 주 2회 정도 기분 전환을 위해 뛰었었고, 별달리 큰 영향은 없었다.


7 - 필라테스 개인 & 그룹 (2024년 10월)


헬스를 종종 하면서도, 같은 랩실분의 필라테스 학원 추천을 받고서 한 달 간 개인 수업 4회, 그룹 수업 4회를 받았다. 개인 수업은 척추 교정 위주로 진행되었기에 2년 전 받았던 운동과 스트레칭에서 유사함을 많이 느꼈다.


그룹 수업 역시 동일한 강사의 것을 들었고 3:1로 진행되었기에 보다 케어를 받으며 운동을 할 수 있기도 했다. 다만 기간이 짧아서인지 유의한 체형 교정의 효과를 느끼지는 못했다. 단발적으로 수업이 끝나면 날개뼈가 조금은 들어가 있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면 다시 원상 복구가 되기 일쑤였다.




여러 운동을 접해오면서 느낀 필라테스에 대한 나의 주관적인 후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꾸준히 하면 교정에 효과가 있다.


너무 당연한 소리이겠지만, 이것 외에 달리 할 말이 없다. 다만 직접적인 체형 개선은 개인 수업에서만 체감했고, 그룹 수업은 현상 유지 정도로 느껴졌다.


만일 올바른 교정 운동을 배웠고 혼자서도 꾸준히 할 자신이 있다면, 그리고 신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감을 잡은 상태라면 꼭 필라테스가 아니더라도 집에서 하는 운동만으로도 개선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실천이 어려워서 그렇지, 뭐.)



병원 진료를 앞두고 있는 요즘, 그동안 해온 운동을 되짚다 보면 다양한 감정이 든다. 하고 싶었던 운동을 한동안 성실하게 다녔다는 점에서 뿌듯함도 있지만, 운동 유목민이라 다른 운동으로 탈선도 많이 했었기에 약간의 아쉬움도 있다. 하나라도 줄곧 할 걸 그랬나? 정답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몸이라 약간은 답답하다.


그래도 척추측만증은 내가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해주는 매우 거대한 전환점이었다. 지난 3년 간 필라테스부터 폴댄스, 헬스, 요가, 러닝까지. 필라테스로 얻은 용기로 하나씩 운동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요즘, 필라테스라는 평생 함께 할 만한 인생 운동 하나가 있다는 건 내 마음을 든든하게 만든다. 올 겨울에는 지역 문화지원 사업으로 그룹 수업 필라테스를 재등록했으니 다시금 교정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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