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받은 '척추측만증' 의심 소견서
2022년 여름이었다.
기말고사가 끝난 뒤 학교로 결핵 검진 버스가 도착했다.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기다리다 버스로 들어가, 엑스레이 사진 한 장을 찍은 게 전부였다. 그게 전부일 줄 알았다. 그러나 일주일 뒤, 조심스럽게 보건선생님이 나를 불러내 봉투 하나를 건넸다.
X-ray 판독소견: 척추만곡증(후만증, 측만증) 의심
이 종이를 받은 학생들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누군가는 걱정에 사로잡혀 부모님께 종이를 보여주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아무것도 아닌 양 가벼이 무시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나는 후자일 뻔한 전자의 케이스이다.
처음 받는 종이가 아니었다. 왜인지 낯익어 기억을 되짚어보니, 중학교를 다닐 때 똑같은 수순으로 결핵 검진을 받고서 위 종이를 받았던 것만 같다. 그때도 어머니께 이 종이를 드렸지만, 어머니나 나나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병원에 가지 않았다.
당시 나는 척추측만증은 단순히 자세가 바르지 않아서 생기는 가벼운 문제라고만 생각했다. 남들 다 받는 종이인 줄만 알았지. 게다가 그동안 나는 생리통을 포함한 그 어떠한 허리 통증도 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내 척추에 문제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몇 년 뒤 나는 똑같은 종이를 받고서 똑같은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병원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특별히 이유가 있던 건 아니다. 헌혈 전 피검사라던가, 보건소에서 하는 인바디 검사처럼 그저 가볍고 재미난 병원 방문이 되리라는 기대감, 그게 전부였다.
그런 내 가벼운 마음을 알았었는지, 어머니는 이 종이를 보시고서 ‘꼭 가야 하니?’하는 말을 먼저 꺼냈다. 그러나 내가 한 번 더 걱정하는 투를 내비치자, 결국 방학식 다음날 치과에 가는 김에 같이 들리자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