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人의 하루

요일 없는 삶

by 김힝구


제주에서 다시 서울로, 이제야 퇴사가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퇴사 후, 내가 했던 계획을 모두 끝마치고 나니, 이제 내 삶에는 하루하루만 존재할 뿐, 하루를 나누는 단위인 요일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고 있다. 내게 요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저 어제와 오늘과 내일로 흘러가는 하루하루가 이어지는 시간을 살고 있다.


퇴사 다음 날이 퇴사 전의 하루와 다르지 않았고, 제주살이가 시작된 날이 서울을 떠나오기 전날과 다르지 않았듯이, 다시 시작된 서울에서 삶도 어제와같이 느껴진다. 그저 지나간 하루, 보내야 할 하루, 맞이할 하루가 되어, 내 시간이 흘러간다. 그 속에서 조급함에 현재를 제대로 살고 있지 못했던 내가 안정되어 가고,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휴식과 여행, 내 시간과 만남, 충분히 내 멋대로의 시간을 보냈으니, 다시 퇴사 후의 삶의 루틴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급격히 떨어진 체력, 서울로 돌아온 지난주는 몸살의 연속이었다. 짧은 일정이라도 내 몸은 견뎌내지 못하고, 몸져눕기 일쑤였다. 아, 내 몸이 도대체 어떤 상태인 건지. 이제 미룰 수 없다. 나의 건강을 위한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위대한 쇼맨'의 서커스 장면에서는 천장에 연결된 밧줄을 이용해 춤을 추는 모습이 나온다. 그 모습이 나에게 너무도 인상적이었고, 왠지 한 번쯤 도전해 보고 싶었는데, 그 움직임이 에어리얼 실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운동은 천장에 설치된 해먹을 이용한 운동으로 플라잉 요가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해먹의 설치 방법이 다른 만큼 그 움직임도 다르다.


지난주 내 체력을 확인하고,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알아보다, 이왕 하는 운동이라면, 재미있게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에어리얼 실크를 염두에 둬 보았다. 하지만, 운동 초보자로서 운동을 선택하는 조건 중, 접근성과 난이도에서 자신과 타협하고 말았다. 최근 만난 동생으로부터 플라잉요가에 대해서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단, 심신의 안정과 건강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요가와 거기에 내가 원하는 에어리얼 실크처럼 해먹을 이용한다는 유사점 때문에 먼저, 플라잉 요가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평소였다면, 생각과 동시에 등록을 일사천리로 진행했겠지만, 퇴사자의 삶은 나를 조금은 신중하게 만들었다.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경험해 보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추석 연휴가 내일부터 시작이다. 당장이라도 체험해 보고 싶지만, 급한 마음을 진정시키며, 일단 다음 주로 예약을 마쳤다.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으니, 이제 좋아질 체력을 기대하며, 다음 주 플라잉할 수 있기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