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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람 May 03. 2024

괜스레 그런 날이 있다.

한없이 울적한 그런 날.

괜스레 그런 날이 있다. 

한없이 울적한 그런 날...
아무 일도 없는데 한없이 가라앉는 그런 날...

정신없이 움직이면 괜찮아질 거야.
바쁘게 움직여도 잠깐의 여유가 생기면 다시금 멍하니...

배가 든든하면 마음도 자연스레 채워져.
부른 배와 허전한 마음이 대비되어 더 헛헛...

사람들과 만나면 나아질 거야.
나아진 듯 기도, 오히려 더 고독해지기도...

따뜻한 물로 말끔히 씻고 나면 새로운 기분이 들 수도 있어.
흐르는 물과 함께 눈물이 핑...

운동을 좀 해볼까?
끌어올려지지 않는 체력에 더 답답...

청소를 하면 상쾌 해질 것 같아.
내 마음은 깨끗해지지 않는구나...

음악을 들어볼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나가는 기분...

책을 읽어볼까?
글자가 눈에 안 들어와...

무얼 해도 기분이 나아지질 않는다.
누가 톡 건드리기만 해도 울컥...

내가 왜 이럴까 싶어 얼른 정신을 차려본다.
소용없는 일이라는 듯 다시 빨려 들어간다.

괜스레 이런 날.
굳이 뭘 해야 하는 걸까?
그냥 가만히 멍하게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지금 이 고요함은 열심히 달려온 나에게 필요한 잠깐의 휴식이라 여기고 그저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그냥 좀 있어주면 어떨까.

적막하면 적막함을 느끼고, 쓸쓸하면 쓸쓸함을 받아들이며 그저 그대로.

나의 있는 그대로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
그것이 오늘을 살아낸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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