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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람 May 24. 2024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안전에 대하여.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라는 것은 ‘생각 없이 한 행동이나 말로 인해 누군가가 예상치 못하게 피해를 입는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최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게시문 하나가 붙었다. 아파트에서 돌을 던져 유모차에 타고 있던 아기가 크게 다칠뻔한 사고가 있었다는 안내였다. 첨부된 사진은 가로, 세로 4cm 정도의 둔탁해 보이는 돌이었다.

35개월의 아기와 유모차를 타고 다니는 9개월의 아기를 둔 우리 부부는 게시문을 보고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런 일이 우리 아파트에서도 일어나다니, 결코 먼 얘기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누군가의 장난으로 아래에 있던 사람이 크게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 소식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작년 서울에서도 초등학교 저학년이 장난으로 던진 돌에 맞아 지나가던 70대 노인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돌을 던지는 이들 중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어린 나이의 아이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들이 말하는 동기는 보통 ‘장난 삼아’였다. 하지만 그들의 ‘장난’ 때문에 누군가는 목숨을 잃는다.      


게시문에는 이렇게 안내되어 있었다.

“아이들의 장난으로 큰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들이 있으니, 어린 자녀들을 두고 계신 가정에서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지도 당부 부탁드립니다.”


마냥 순수하다고 여기고 ‘우리 애는 그럴 리 없어.’라고 할 일이 아니게 되었다.

아이들은 어째서 이런 장난을 하는 걸까?

나는 두 가지 정도가 떠올랐다. 잘못된 것임을 알지 못하기에 그냥 장난치고 싶어서. 또는 역지사지의 공감능력 부족 때문에.     


공감 능력이란 상대방의 상황을 알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것만으로도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


위에서 돌을 던질 때, 아래에서 돌을 맞는 사람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길을 걸어가다가 갑자기 돌이 떨어지는 상황에 처한다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한 돌을 자신이 맞는다면 눈앞이 아득해질 것이다.

상대방을 이해하려 않는다면 오직 자신의 관점에서만 생각할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돌을 던져도 직접 돌을 맞아보지 않는 이상, 돌을 맞는 상황을 그리지 못한다.     


잘 모르기 때문에 하는 장난이든 역지사지의 공감 능력 부족 때문이든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듯이 누군가는 다치고, 숨지는 일까지 생긴다.      


아직도 ‘우리 애는 그럴 리 없어.’라며 아이에게 알려주려 노력하지 않는 잘못된 어른이 될 것인가?


우리 아이를 진정 위하고 사랑한다면, 배우고 깨우칠 수 있도록 가르치며 도와주어야 한다.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아이들은 부모, 양육자의 태도를 보고 그대로 배우게 된다.

무언가를 던지는 행위, 위해를 가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35개월 첫째 아이의 경우, 무엇이라도 엄마, 아빠와 똑같이 따라 하려 한다. 우리가 무언가를 던지고 아무렇지 않아 한다면, 아이 또한 무언가를 던지고 위해를 가하는 것에 있어서 아무런 거리낌이 없을 것이다.      


감정을 잘 파악하고, 아이의 감정을 잘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기가 울 때는 무엇이 거북한지 파악하고 ‘배고픈데, 맘마를 빨리 안 줘서 짜증이 났어? 엄마가 얼른 챙겨줄게~’라고 하면서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대화하는 것이 좋다. 아이는 엄마가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노력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배우게 된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훈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은 36개월 이전에 훈육을 하면 안 된다고들 말한다. 전문가의 의견이기에 ‘그들이 맞다 틀리다.’라고 판단할 지식이 나에게는 없다. 다만 옛 선조들의 지혜와 나의 실전육아에 기대어 보면,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가는 법’이다.

36개월 이전에도 옳고 그름을 알려주어야 하는 때는 무수히 많이 찾아온다. 그때를 놓치면 바른 것을 알려주기란 한없이 어려워진다. 아이들은 훈육을 할 때 잘 듣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다시 되돌아가기도 한다. 지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말하고 알려주며 가르쳐가는 것이 중요하다.      


안전에 대해서는 몇 번을 반복해서 말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내가 우리 아이에게, 주변의 사람들에게 몇 번이고 말해서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고, 돌에 맞아 죽는 개구리가 생기지 않는다면 백번이고 천 번이고 입이 부르트더라도 계속해서 말해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 돌에 맞는 개구리가 아장아장 걸어가는 35개월짜리 우리 첫째일 수도, 유모차 안에 있는 9개월짜리 우리 둘째일 수도 있는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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