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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 나에게 커리어란

사이드 프로젝트 중 발견한 커리어의 의미

by 보리 Bori


옛말이 되어버린 평생직장의 대안을 찾으며 퇴사자를 동경하던 시절, 회사를 떠나 내가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일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어떤 기간 동안은, 일은 경제적인 효용으로만 생각하고 일하지 않는 시간을 통해 내가 원하는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시도도 해보았다.


하지만 일하고 남는 시간은 매번 의미 있는 뭔가를 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기만 했다. 그렇다고 당장 회사를 그만둘 용기도 없었고, 용기를 얻을 만큼 미친 듯이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월급쟁이를 끝낼 수 있을만한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면서 답답한 마음으로 책도 읽고 강연도 찾아다니다가 ‘사이드프로젝트’를 접하게 되었다. 내가 찾던 게 이거였구나! 일단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뭐든 시작해보자.



사이드프로젝트를 통해 발견한 뜻밖의 나


시작해 보는데 의의를 두고, 트레바리의 ‘사이드프로젝트'를 신청했다.

대부분 비슷한 수준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과의 만남의 시간이었다. 마음먹기를 넘어서 무언가 함께 실행해봤으면 좋겠다는 희망은 일치감치 접었고, 네 번의 모임에 절반밖에 참여하지 못해서인지 사람들과의 돈독한 연대감 역시 잘 느끼지 못했다.


소득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 있었다. 비슷한 니즈를 가진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을 읽으며 공감하기도 하고, 이들과 내가 또 어떻게 다른지 느끼면서 나에 대해서 조금 더 들여다보게 된 것.

그리고 책이라는 것을 일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용도로만 활용했던 내가 독서의 새로운 맛에 눈을 떠 리디북스를 구독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비판하는 자세도 갖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이때 접한 책 중에 두 권이 나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다능인에 공감했던 ‘모든 것이 되는 법’과 퇴사를 하고 자신의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6명의 인터뷰 내용을 담은 ‘서울의 3년 이하 퇴사자의 가게들'이 그것이다.

두 권 모두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라 공감과 감정이입이 되었다. '모든 것이 되는 법'은 많은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특성일 뿐이라는 위로와 함께 심리테스트를 하는 기분이 들게 했고, ‘서울의 3년 이하 퇴사자의 가게들'은 내가 꿈꾸고 상상하던 모습을 현실적으로 간접 경험해보게 했다. (좀 더 자세한 각각의 책의 내용은 BOOK REVIEW로 따로 포스팅)

모든 것이 되는 법

서울의 3년 이하 퇴사자의 가게들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당신은 무엇에겐 무엇이 중요한가", "당신은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와 같은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었다. 처음으로 나에 대해 더 들여다보고 싶어 지게 되었던 것 같다.


경영학 전공자답게 나의 SWOT도 분석해보고, 머릿속에 떠다니던 생각들을 하나씩 정리했다. 그리고 스몰스텝의 세줄 일기를 통해 나에게 큰 영향을 주는 요인도 계속 살펴보고 있다.


*보리’s 메모


세줄 일기 키워드 정리 - 가장 큰 키워드는 회사일, 프로젝트, 생산적인 무언가 (책 읽기, 글쓰기, 영상 만들기 등)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 중 8할 이상이 회사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추가로 회사에서의 기억들 중 재미 었던, 하기 싫었던, 그리고 힘들지만 보람 있었던 일도 기록해 정리해 봤다.


재밌었던 일 : 패션업 IR, 공간 비즈니스 기획, 호텔 마케팅 전략 수립, 겨우살이 프로젝트, 프로젝트성 업무 - 일을 통해 나의 성장이 함께 이루어짐

보람 있었던 일 : 그룹 공시시스템 구축, 호텔 운영시스템 구축, 호텔 마케팅 전략 수립, 겨우살이 프로젝트 - 기획-실행까지 주도적으로 진행

싫었던 일 : 주가관리, 3년 된 공시업무, 호텔 운영관리, 비전 없다 판단되는 신사업기획 - 반복되는 루틴, 나의 의지에 반하는 업무


결론은..

“일의 성장과 나의 성장이 함께 이루어질 때, 그리고 주체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실행할 수 있을 때 큰 만족과 보람을 느끼며 일도 좋은 결과를 냈다.”


나에게 커리어란 나의 삶 그 자체


자, 그래서 지금부터

사이드프로젝트에서 방향을 선회하여하고 싶은 일을, 내가 해야 하는 일로 만들어 보기로 한다.


다음 글 EP2.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 일’이 되도록 만들기 (feat. 독립호텔의 브랜드 전략 수립)로 이어집니다.

오늘 글이 공감되셨다면 책 리뷰. 모든 것이 되는 법퇴사자 3년 이하의 가게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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