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수트라] 요가의 정의와 마음작용 5가지

요가수트라 1장 1절 ~ 1장 11절

by 보리 Bori

요가의 본질, 마음을 다스리는 활동

현대 사회에서 요가는 주로 유연성과 근력을 기르는 신체적 수련으로 인식되지만, 고전 요가의 본질은 철저히 정신적 활동에 있다. 요가수트라가 정의하는 요가는 끊임없이 요동치는 마음 작용을 제어하고 의식의 근원을 밝히는 심리학적이며 형이상학적인 체계이다. 신체 수련은 이러한 정신적 고요에 도달하기 위한 준비 단계라 볼 수 있다.


요가수트라의 의미


구전되던 내용을 체계화한 최초의 문헌

요가수트라는 인도의 가장 오래된 성전인 <베다>의 권위를 인정하는 육파철학(Astika, 정통파) 중 하나인 '요가학파'의 근본 경전이다. 구전되던 요가 수행법을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경전의 형태로 정립한 최초의 문헌으로 파탄잘리 Patanjali가 서기 2세기에서 4세기 사이에 집대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파탄잘리는 당시 산재해 있던 요가의 수행법과 철학을 196개의 짧은 구절(Sutra, 실)로 엮어 체계화했다.


신에 대한 찬양이 아닌 사유를 담은 문헌

베다의 문헌 5 가지 중 유일하게 신으로부터 직접 들은 내용이 아닌, 스승으로부터 구전되어 오던 가르침을 담았다. 종교적 색채를 넘어 인간의 의식 구조와 번뇌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현대 심리학과 명상 이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된다.


실천 지침서

형이상학적 이론인 '상키야(Samkhya) 철학'을 실천적 수행론으로 발전시켰다. 상키야가 세계의 원리를 설명한다면, 요가수트라는 그 원리를 바탕으로 어떻게 해탈(Kaivalya)에 이를 것인지 방법론을 제시한다. 약 2천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이 책이 요가의 성전이라 불리며 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복잡하고 바쁜 현대인에게 관념적인 철학에 머물지 않고 어떻게 마음을 다스릴 것인지 수행법을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재를 통해 요가수트라의 전체 내용을 따라가며 내용을 살펴보려 한다. 이번 글에서는 요가수트라 1장의 핵심인 요가의 정의와 마음 작용의 다섯 가지 양상을 다룬다.



요가란 무엇인가?

[1-2] yogas citta-vritti nirodahah 요가스 치따 브리띠 니르드하

요가란 마음 작용(Citta-vrtti)이 소멸(Nirodhah)된 상태이다.

여기서 소멸이란 마음의 모든 움직임과 소용돌이가 완전히 멈추고 고요해지는 것을 의미


마음 작용이 소멸되면 어떻게 되는가?

[1-3] tada drastuh svarupe vasthanam 타다 드라슈트흐 스바루페 바스타남

그때, 보는 자(순수한 의식)는 자신의 본래 자리에 머문다.

마음 작용이 사라졌을 때, 우리는 편안함을 느낀다. 이때 보는 자(Drastuh, 드라스트화)는 자신의 본래 자리인 순수한 의식(Purusa, 푸루샤)에 머물게 되며. 이는 고통이 없는 상태이다.


마음 작용이 일어나지 않고 머무는 상태를 느껴보라. 그게 바로 푸루샤의 상태를 보는 것. 우리가 요가를 하는 궁극적인 이유가 바로 이 자리에 다다르기 위해서이다.


평상시에 우리는 어떤가?

[1-4] vrtti-sarypyam itaratra 브르띠 사르팜 이따라트라

그 밖의 때에는 마음의 움직임과 동일시된다.

평상시 우리는 마음의 움직임과 나를 하나로 본다(=동일시). 화가 나면 그 화나는 작용 자체가 '나'가 되어 버린다. 기쁨, 슬픔 같은 감정이나 생각에 빠지면 그 상태가 곧 '나'라고 믿는다.

나도 모르게 마음 작용과 나를 동일시하며 이 습관이 익숙해져 있는데, 여기서부터 인간의 불행과 고통이 생겨난다. 이 메커니즘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어렵고 복잡한 요가 수행을 하는 것.


마음 작용에는 무엇이 있는가?

[1-5] vrttayah pancatayyah klistah aklstah 브르따야 팬짜타야 클리슈따 아끌리슈따

마음의 움직임은 다섯 가지이며, klistah 번뇌를 일으키거나 aklstah 번뇌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있다.

번뇌성 (klishta 물든 것) : 번뇌를 가진 마음. 고통을 일으키거나 무명(영원하지 않은 것을 영원한 것으로 착각하는 것)의 상태에 있는 것을 말한다. 이런 마음은 끊임없이 고통을 만들어내며 우이를 윤회의 서계에 머물게 하고 속박한다.

비번뇌성 (aklshta, 물들지 않은 것) : 번뇌를 갖지 않은 마음.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해탈로 이끈다.

요가 수행에서는 비번뇌성 마음작용을 일으켜 번뇌성 마음작용을 잠재우는 과정을 거친다.


[1-6] pramana viparyaya vikalpa nirda smrti 프라마나 비파르야야 비칼파 니르다 스므르띠

그 다섯 가지는 : pramana 바른 인식, viparyaya 그릇된 인식, vikalpa 분별작용, nirda 잠, smrti 기억이다.


[1-7] pratyaksa anumana-agamah pramanami 쁘라땩샤 아누마나 아가마 프라마나미

바른 인식은 직접지각, 추론, 권위 있는 증언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인식으로 감각을 통해 대상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직접지각, 직접 지각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유추하는 추론, 경전의 말씀이나 깨달은 스승의 가르침과 같은 권위 있는 증언을 통해 옳은 인식이 생긴다고 본다.

ex) 꽃을 보고 벚꽃이라는 걸 인식했다. 벚꽃이 핀 걸 보니 날이 많이 따뜻해졌구나 추론도 한다. > 이는 모두 현상을 사실 그대로 인식한 경우


[1-8] viparyaya mithya-jnanam atadrupa-pratistham 비뱌르야야 미탸냐남 아타드 루파 프라디슈탐

그릇된 인식은 실제와 다르게 인식하는 것이다.

vipar는 전도된 이란 뜻. 대상의 본모습을 잘못 본 인식 오류이다.

우리는 대부분 내가 바르게 인식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만의 인식의 틀을 거쳐서 보는 경우가 많다.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듯 대부분 왜곡되어 있다.

ex) 바닥의 새끼줄을 보고 뱀이라 착각해 놀라는 것. 감기 때문에 조용한 사람을 보고 '나한테 화났나?'하고 오해하는 것.


[1-9] sabda-jnana-anupati vastu-sunyo vikalpa 삽다 나나 아누파티 바스투 슈뇨 비칼파

분별작용은 실체 없이, 말이나 개념만으로 일어나는 지식이다.

추상적 관념이 주로 여기 해당한다.

ex) '영원한 사랑'이라는 단어를 듣고 혼자 이미지를 만드는 것.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걱정, '우주인이 침공하면 어쩌지' 같은 과대망상 등


[1-10] abhava-pratyayalambana vrttir nidra 아바바 브라타얄람바나 타모 브르띠 니르다

잠은 '없음'을 대상으로 하는 마음의 작용이다.

의식이나 관념 자체가 없는 상태로 삼매와 비교할 수 있다. 삼매는 의식이 있기 때문.

ex) 우리가 숙면할 때 의식은 특정 대상 없이 '무'의 상태에 머문다. 꿈도 없는 깊은 잠 속의 의식 흐름이 바로 니드라의 마음작용. 멍 때리는 것, 의식이 민첩하지 못한 상태도 여기에 해당한다.


[1-11] anubhuta visayasampramosah smrtih 아누부타 비샤야삼프라모사 스므르띠

기억은 경험한 것을 잊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이 지워지지 않고 저장된 상태로 마음작용. 명상 시에 가장 방해를 많이 하는 것이 바로 기억이며 무의식과 관계가 있다.


마음작용을 5가지로 분류한 기준은 다음 세 가지를 고려한 것이다.
1. 대상 인식의 성격(올바른가 그런가, 대상이 있는가 개념만 있는가 대상 자체가 없는가, 과거 대상의 재현인가)
2. 진리와의 관계 (부합한가 왜곡했나, 판단 가능한가, 판단할 수 있는 상태인가)
3. 번뇌와의 연결


마음작용의 번뇌성과 비번뇌성

[1-5]에 따르면 마음작용은 모두 번뇌성과 비번뇌성으로 분류된다.
중요한 점은 다섯 가지 마음작용 각각이 "번뇌가 될 수도 있고, 번뇌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예를 들어, 프라마나도 고집이나 집착의 대상이 되면 번뇌가 될 수 있고, 비파르야야도 자신을 과대평가하여 퍼포먼스가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비칼파도 불필요한 분별작용은 에너지를 소모시켜 번뇌를 가져오지만, 긍정적인 상상이나 창의성은 무해하다. 니드라도 마음이 둔해지는 건 번뇌이지만, 적절한 휴식은 비번뇌이다.


요가와 마음작용

요가에서는 마음작용을 억제해야 하지만, 수행 과정에서는 먼저 비번뇌성 작용을 통해 번뇌성 작용을 대체하고 통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현실을 살아갈 때 좋은 마음작용을 일으키도록 마음을 잘 써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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