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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아리다 Oct 26. 2023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 열린송현녹지광장



'열린송현녹지광장'은 작년 가을 100년 만에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개방된 곳이다. 공예박물관 쪽으로 이건희 미술관이 예정되어 있는 부지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열리고 있는 제 4회 서울 도시 건축 비엔날레.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에 다녀오면서 잠시 들렀다. 



� '땅의 도시, 땅의 건축'을 주제로 열리고 있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산길, 물길, 바람길의 도시. 서울의 100년 후를 그리다'

� 담장은 허물고, 우연성은 넘치고, 아름다운 공간을 경험할수록 풍요로워지는 삶에 대한 사색

� 괴테는 '건축은 얼려진 음악'이라고 했으니, 음악은 언어의 담장을 허물어 시공간에 지은 건축이 아닌가.



� 도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유현준

<내가 사랑한 공간들> 윤광준


� 음악

This City_Sam Fischer

특(S-Class)_스트레이키즈

이층에서 본 거리_다섯손가락 (불꽃밴드 파이널 버전)

음악의 신_세븐틴

거리에서_성시경








땅의 도시, 땅의 건축이라는 주제로 '산길, 물길, 바람길의 도시. 서울의 100년 후를 그리다'라는 부제를 달았다. '페어 파빌리온 건축 전시'라고도 하는 모양이다.



일시 : 2023. 9. 1 - 10. 29
장소 : 열린송현녹지광장,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시청 시민청 



인간은 땅에서 태어나서 땅에 묻히죠. 인류의 진화를 포함한 모든 생명의 원천입니다. 이러한 '땅'은 그 의미를 '환경'으로 확장해 해석할 수 있죠. '땅의 건축'은 땅을 잘 보살피고 살리는 건축을 하자는 의미입니다. 개발의 시대를 거쳐 지금까지도 집을 지을 땐 효용성만 생각하고 도로를 개발할 때도 기능을 중심에 두지만, 땅의 모습 등 환경적 생태는 잘 고려하지 못하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_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 조병수 건축가 인터뷰 중에서 





도시는 사람들의 삶을 반영하기 때문에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을 닮는다고 한다. 여행을 다녀 보면 각 도시마다 생활 방식과 사고 방식이 달라 건축물의 형태와 공간 배치가 다름을 느끼기도 한다. 단순히 미학적인 것을 넘어 삶의 모양같다는 생각도 든다. 



This City_Sam Fischer






전시에 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공원을 산책하듯 그냥 거닐었다. 알고 보면 이곳 공간 하나 하나가 비엔날레 작품이다. 우리나라에 카페 문화가 발달한 이유가 공원이나 길가에 벤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파트 단지마다 울타리를 치고 있는 것도 구분 지으려는 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한다. 허나 이곳에서만큼은 울타리도 없고, 아무데나 걸터 앉아도 된다. 불쑥 관계의 자유로움이 느껴졌다.



특(S-Class)_스트레이키즈



이벤트 밀도가 높은 거리는 우연성이 넘치는 도시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사람들이 걸으면서 더 많은 선택권을 갖는 거리가 더 걷고 싶은 거리가 되는 것이다. 더 많은 선택권을 갖는다는 것은 자기 주도적인 삶을 영위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자기 주도적인 삶도 우리가 원하는 것이고 우연성이 넘친다는 것은 우리가 도시에 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거리가 더 많을수록 우리의 삶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유현준





'하늘소'라는 작품 전망대에 올라서 병풍처럼 둘러싼 공간들을 바라보았다. 괴테는 '건축은 얼려진 음악'이라고 했다는데, 한국적인 기와 지붕들과 오밀조밀 모여있는 건물들이 정겨운 음악같다. 



이층에서 본 거리_다섯손가락 (불꽃밴드 파이널 버전)



높은 담을 없앴을 뿐인데 마법과 같은 변화가 놀랍다. 담장을 없애면 도시의 황량한 풍경조차 온화하게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공공의 공간이 이처럼 따뜻하고 부드럽게 다가오긴 쉽지 않다.

<내가 사랑한 공간들> 윤광준



사진작가이자 <심미안 수업>의 저자 윤광준 작가는 <내가 사랑한 공간들>에서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을 이렇게 얘기했다. 담장을 허물었더니 '동네 안에 미술관이 있고, 미술관 안에 동네가 있다'는 것이다. 공간은 보는 게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라고도 말하는 저자는 아름다움이 풍성한 공간을 경험할수록 안목은 높아지고 삶은 더욱 풍요로워진다고도 보았다. Ditto! 생각해 보면, 언어의 담장을 허물어 세상을 경험하는 시공간의 건축이 바로 음악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음악의 신_세븐틴







경복궁 옆 이곳은 조선시대 당시 소나무가 우거져 '송현'이라 불렸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는 식산은행 사택, 해방 후에는 미군 숙소이자 미대사관 숙소로 활용해 오다가 1997년 우리 정부에 반환된 곳이다. 쓸모를 찾지 못해 한동안 방치되어온 이곳은 2022년 10월 '열린송현녹지광장'으로 개방돼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담장을 허문 이곳에 이건희 미술관이 건립될 예정이어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서 받은 감동의 여운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입구에는 코스모스 같은 가을꽃들도 반갑게 반겨주고 있다.




거리에서_성시경





지난 주말은 서울숲과 성수동 일대를 거닐었다.  사람들이 밖으러 나와 옹기종기 가을을 만끽하는 중. 겨울이 오기 전에 좀더 도시의 바람길을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게도 너무 맛있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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