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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RI Jun 14. 2022

INFP의 단상

타역 재승차

애절한 눈빛을 지나치지 못하는 INFP

퇴근길 지하철역 개찰구를 통과하지 못하는 외국인의 간절한 눈과 딱 마주쳐 버렸어.

‘카드 충전이 안되었나? 역을 잘못 내렸나? ‘

잠깐 생각하는 순간 이미 내 앞에 바짝 다가왔어. 애 절한 눈을 피할 길이 없어 도와주기로 했는데.. 이미 카드는 충전이 되어있고 무슨 문제 인가 싶어, 개찰구에 다시 카드를 대보라고 했는데 화면에 -타역 재승차 오류- 뜨더라고..

타 역재 승차를 설명해주길 바라는 외국인은 계속

이거 무슨 말이야? 내 카드에 무슨 문제가 있어?”

라고 묻는데 순간, 뇌가 멈췄어

‘타역 재승차가 영어로 뭐여? 타역 재승차.. 타역 재승차..’

나는 한마디도 설명하지 못하고 호출 벨을 누르고 역무원을 부르게 됐지. 외국인 승객 교통카드가 타격 재승차 오류로 문제가 있다고.. 역무원이 타 역재 승차를 어떻게 설명해주는지 들어보려고 같이 기다렸어.

이 외국 인분이 카드가 뭐가 안된다고 하셨죠?”

계속 타역 재승차라고 뜨는데요.”

아… 어디서 출발했는지 아세요?”

“모르는데요.. 지나가다 도와드리는 거예요..”

내심 영어로 ‘타역 재승차’에 대한 설명을 기대하면서 눈이 초롱초롱하고 있는데, 외국인 교통카드를 PDA에 태그 하더니 그냥 들어오라는 거야.. 아무런 설명도 없이 순간, 실망감이 몰려왔어. 외국인은 나에게 Thank you! 를 날리며 떠났고, 나는 찝찝함을 느끼며 전철을 타자마자 검색해봤어

[타역 재승차 : 예전에 하차할 때 카드가 정상적으로 집표 되지 아니한 상태로  승차를 시도할 때. 매표소에 가서 정산 처리하여야 함]

타역 재승차에 대한 정확한 뜻이야, 한국말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어렵네.. 내가 살면서 타역 재승차라는 말을 설명해야 할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 오늘 이미 그 한 번이 지나갔는데 꼭 알 필요가 있을까? 그래도 혹시 또 같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니까 영어로 해석해서 외워둘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타역 재승차 퇴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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