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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Apr 22. 2020

어렵지만 예쁜 우리말 동사를 익히는 책

김영화, <만화 동사의 맛> 독후감

 처음 <동사의 맛>이란 제목을 보았을 때 일단 걱정부터 됐다. 안 그래도 어려운 우리말인데 아무리 만화라지만 골치 아픈 이야기만 잔뜩 나오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었다.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만화 <동사의 맛>은 만화 자체로 보아도 재밌고 그 안에 나오는 동사까지 익히면 더 좋은 책이었다.

 일상생활에서 많이 헷갈리는 동사를 다루기도 하지만 아예 우리가 잘 접하지 못하는 말을 다루기도 한다. 하늘을 '나는' 것과 '날으는' 것의 구분은 전자고, '해찰하다'는 말은 후자에 해당한다. 해찰하다는 말은 아마도 거의 들어본 사람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Daum에서 해찰하다를 검색하면 위와 같은 정의가 나온다. 다른 말로 하자면 '산만하게 굴다' 정도가 될까? 어떻게 보면 '멍 때리다'와도 비슷한 것 같지만 멍 때리는 경우에는 보통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고, 해찰할 때는 다른 일이나 쓸데없는 짓을 하기 때문에 조금은 달라 보인다.

 예전에 남녀에게 '이성에 대한 호감이 확 깨질 때가 언제인가'를 물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맞춤법을 틀릴 때'라고 답한 것을 보았다. 언어를 부정확하게 구사한다는 것은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예를 들어 질환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대개는 공부나 활자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다. 누구나 본받을 점이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게 마련이니 쉬운 맞춤법조차 틀리는 사람이라면 매력이 떨어져 보일 수밖에.

 꼭 어떤 진중한 목적을 가지지 않더라도 한 번 자신의 언어생활을 돌아본다는 느낌으로 읽어보면 좋은 만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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