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이기는 몸> 독후감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면역이 단연 큰 화두가 되었습니다. 왜 누구는 병에 걸리고, 누구는 걸리지 않는가? 그것이 면역력의 차이라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는 사실이죠. 그렇다면 그 면역력은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이기는 몸>이 쉽게 설명을 제공합니다.
이 책의 표지를 보면 '내 몸을 위한 100년 사용설명서'라는 부제가 있는데요, 내용을 살펴보면 아주 적절한 부제를 붙인 것 같습니다.
간, 심장, 폐 등의 장기를 어떻게 관리하면 좋은지, 뼈와 근육을 어떻게 관리하면 좋은지,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결국 종합적으로는 내 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설명해 주고 있는 셈입니다.
제가 특별하게 공감한 부분 몇 가지만 소개할게요.
자신에게 채식을 하는 것이 더 좋은 상황인지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하루 섭취 칼로리의 반 정도를 지방으로 섭취할 정도로 지나친 육식주의자라면 채식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한국 사람의 경우 총 칼로리 중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19% 정도입니다. 채식을 하면 몸의 상태가 좋아지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에너지가 떨어지고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람들도 있죠.
식사 하나만 해도 건강한 식사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선 '무엇을' '어떻게' '몇 번이나' 먹을 것인지 정해야 하죠. 어떤 사람은 저지방 식단이 좋다 하고 어떤 사람은 저탄수 식단이 좋다 합니다. 하루 2번이 좋다는 사람도 있고 3번을 먹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죠.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같은 식단이 좋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고, 저의 생각입니다. 지금 무엇을 먹고 있는지 살펴야 하고, 지금 어떤 질병을 갖고 있는지(혹은 어떤 질병에 걸리기 쉬운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서 거기에 맞는 식습관을 형성하는 게 좋겠죠.
차이점은 커피 소비량이었습니다. 하루 5잔 이상의 많은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오히려 심근경색 발생 위험률이 2배 이상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하루 1-2잔 커피를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며(혹은 주장하며) 마시는 사람이 많죠. 하루 1잔의 와인도 좋다며 마시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하루 1잔의 와인이 모든 사람에게 좋을까요?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하루 1잔의 와인이 습관성 음주로 이어져 간 건강을 망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자기 전에 와인을 마시면 자다가 소변을 보러 가야 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다음날 피로를 느낍니다. 이런 관점에서라도 무조건 와인 1잔이 좋다고는 할 수 없겠죠. 저자는 커피를 마시는 것도 '정도'가 중요한 것이지 무조건 좋고 나쁘다는 논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의사들은 늘 공부하고 과학자들은 늘 연구를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집중해서 공부한(연구한) 것에 초점을 두고 세상을 보죠. 예를 들어 동물 실험을 통해 탄수화물을 적게 주니까 더 오래 살더라는 결과를 본 연구자는 무조건 '저탄수화물이 몸에 좋다'는 논리를 펼치게 됩니다. 지방을 적게 주니까 더 오래 살더라는 연구를 한 사람은 '저지방이야말로 몸에 좋다'는 논리를 펼치죠. 둘 다 정답이고, 둘 다 정답이 아닙니다. 자기가 보는 관점에서는 정답이지만 상대방의 연구 결과와 평화로운 합의를 도출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혼란스러워합니다. 여기선 이게 맞다 하고 저기선 아니라 하고 대체 뭐가 맞는 거야?
뭐가 맞는지 완벽한 정답을 제시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한 가지 영양소가 몸에 들어가서 뼈, 근육, 골막, 근막, 림프, 백혈구, 신경, 시냅스 등 엄청나게 복잡한 우리 몸에서 '정확하게'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 지조차 우리는 모두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매일 담배 한 갑을 피우고 소주 세 병을 마시는 것이 비흡연자이며 금주를 하고 있는 사람보다 더 건강이 좋을 거라는 식으로 억지를 부려선 안 되겠죠.
이 책은 적당한 수준에서의 상식과 답을 제공합니다. 그것이 가장 정확하진 않을지라도 '최선'의 정답 정도는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