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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Jun 23. 2021

채식하다가 몸이 망가진 건강블로거의 선택

케빈 지아니, <식탁의 비밀> 독후감

나는 생식과 비건식을 했다. 식재료도 의도도 모두 순수했다. (중략) 극단적으로 건강한 식습관을 나를 병들게 만들었다. 생채식을 하고 3년쯤 지나자 점점 무기력해지는 게 느껴졌다.

 

 <식탁의 비밀> 저자인 케빈 지아니는 건강유튜버입니다. 그는 건강을 위해 생식과 비건식을 택했습니다. 재료야 당연히 순수했고 그는 동물의 생명을 해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기뻐했습니다. 물론 유기농 식품을 그대로 섭취하니 몸도 좋아질 거라 믿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생채식은 그를 보기좋게 배신했습니다. 그는 점점 무기력해져감을 느낍니다. 그의 친구인 한의사 제임스는 혈액검사를 하고서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의 부신은 피곤에 절어 있어. 그건 음식 탓이야. 동물성 단백질을 좀 먹어야 돼.

 사실 채식으로 완전한 건강상태의 유지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그건 엄청난 주의를 기울여야 가능한 일이고 그럴 바에 굳이 채식 안하는 게 낫다는 전문가가 훨씬 많습니다. 한민족의 전통적인 식사법대로 쌀밥, 된장찌개, 김치, 계란말이, 여기에 가끔 돼지고기나 소고기 조금만 먹으면 충분히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굳이 생채식만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잡식이 건강을 해치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에 한두 번 먹는 고기가 몸과 마음에 다 좋은 영향을 주는 데 말입니다.

 어쨌든 혈액검사를 통해 자기 몸이 망가졌다는 부정할 수 없는 증거를 본 저자는 섭식에 대한 생각을 바꿉니다. 무조건 좋을 줄 알았던 생채식이 몸에 해롭다면 과연 무엇을 먹어야 완벽한 식사에 가까울까? 그런 고민을 책을 통해 하나씩 풀어나갑니다.


 와인, 감자, 붉은살코기, 화학물질, 채식, 운동, 스트레스에 대해 탐구해 나가는데 직접 와인산지나 감자산지(고산지대)를 방문하고 정육점에서 고기를 발라내는 법을 체험해보는 등 이론뿐 아니라 실천을 통한 경험을 독자에게 나누어줍니다. 화학물질 검사를 위해 집에서 먹던 녹차를 보냈다가 의외의 결과에 놀라기도 하고, 운동을 너무 격하게 즐긴 나머지 운동을 한다는 사람의 태반이 부상을 입는다는 이야기도 꺼냅니다. 


 생채식을 하던 건강유튜버가 갑자기 정육점에 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저자는 사고가 상당히 유연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몇 년 동안 생채식을 하고, 유기농 폭식을 하거나, 한동안 요거트만 하루에 1리터 넘게 마시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하죠. 어쨌든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저자의 유연한 사고에 의한 건강법입니다.

 이 건강법은 한마디로 말해 '뭐든지 적당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이든 지방이든 적당히 먹고, 채소는 충분하게 먹어주고, 운동 너무 심하게 하지 말고 적당히 하고, 술과 커피 적당히 마시고, 소금도 적당히 먹어야 합니다.

 물론 이 '적당히'가 얼마나인지 정확한 양을 따져묻는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제 생각엔 그걸 정확하게 따져묻는 사람은 이미 건강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매사에 오차없이 정확하게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의 뇌가 스트레스에 얼마나 시달리고 있을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죠. 그저 세상 무난하게 살아가기엔 뭐든지 '적당히' 하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책의 맨 뒤에는 21일 건강법 등 실천할 수 있는 목록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직접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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