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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작가 윤효재 Oct 12. 2023

학벌에 관하여

 원조할매국밥으로 유명했던 공춘팔 어머니는 어렸을적 못 배운게 한이 되어 중학교 검정고시를 준비했다.

 드디어 중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내친김에 고등학교 검정고시도 통과했다.

 자식들은 어머니를 자랑스러워 했다. 자식들은 국밥집은 아랫사람들한테 맡기고 대입검정고시도 해보라고 했다. 

 드디어 합격했다. 언론에서도 만학도라며 극찬했다.


 어머니는 자식들과 직원들한테 국밥집을 맡기고 대학을 다녔다. 근데 3학년 다니고 4학년때 자퇴해버렸다.

 "아니, 어머니 왜 그만두셨어요?" 큰 아들이 의아해 했다.

 "공부해보니 만족감은 있었지만 굳이 대학까지 갈 필요가 없더구나. 다른 사람한테 국밥집 맡겨 놓았더니 단골손님이 줄고 옛날 맛이 안 난다 하더구나." 어머닌 한숨을 쉬더니 말을 이었다.

 "살아가면서 지식보다 지혜가 더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너희들은 좋은 대학 나와서 지식은 많지만 살아가는 지혜는 없다.

 첫째는 박사가 되어 맨날 연구만 한다고 틀어박혀서 세상 사람과 어울리는 법을 모르고, 둘째는 의사지만 적성에 맞지도 않는 걸 돈 많이 번다고 스트레스 받으며 일하고 있고, 셋째는 좋은 성적으로 대기업에 입사해서 높은 직급에 있지만 과다한 업무량으로 몸이 지쳐가고 있지. 

 내가 어렸을적 대학나온 사람 보면 뭔가 있어 보이고 인성도 좋아보였지. 하지만 겪어보니 단지 대학 못간 사람보다 공부만 잘했을 뿐이더구나. 

 이 국밥집은 내 지식으로 이루어진게 아니다. 계속 하다보니 시행착오를 겪어서 내 순수 지혜로서 일궈낸 것이다. 이 맛은 지식으로 결코 되지 않는다. 지금와서 내가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고 수학문제 하나 더 풀어서 뭐하겠느냐? 난 그냥 하던 국밥 맛에 지혜를 쏟을란다. 차라리 '생활의 달인'에 나와서 시청자 분들께 인정 받는게 훨씬 낫겠다. 너희는 그 많은 지식을 지혜롭게 잘 활용하거라. 

 라떼는 말이야 학벌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아니거든.

 대학 지식이 꼭 필요한 사람만 대학 가면 되는 거고 나머지는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걸 빨리 찾는게 중요하더구나."


*학벌이 좋다는 것은 다른이 보다 국영수를 좀 잘한다 그뿐이지 인성이 좋다든지 삶의 지혜가 뛰어난 것은 결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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