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설. 부산에서 집으로 올라가는 귀경길.
역시 이번 귀성, 귀경길에도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은 모두 문을 닫았고, 간편한 주전부리 간식들 테이크아웃만 가능해졌다.
코로나로 팬데믹이 계속되는 기간 동안 고속도로 휴게소를 오가며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한정적이기도 하고 비싸기도 해서 이제 우리 가족은 나름의 방법을 터득했다.
출발시간이 여유로울 때에는 김밥을 싼다. 전날 밤 속재료를 준비한 후 아침에 일어나 김밥을 휘리릭싸서 출발하면 식비도 아끼고 가족들 만족도도 높다. 바쁠 때엔 컵라면과 뜨거운 물을 보온병에 싸서 휴게소에 주차해 놓고 차 안에서 컵라면을 먹는다.
가끔 휴게소에 파는 핫도그나 소떡소떡, 김밥을 곁들이기도 하지만 가성비 너무 비싸고 맛도 그저 그렇다.
얼죽아 남편은 장거리 운전 중엔 커피를 엄청나게 마신다. 그래서 출발 전 내가 신경 써 준비하는 것은 바로 커피! 핸드드립 한 원두를 아이스로 타서 텀블러와 보온병에 몇 병씩 챙겨 담는다. 입맛이 예민한 그에게는 커피 맛도 중요해서 좋은 원두로 내린 아이스커피는 운전하는 그에게 생명수다.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고속도로 휴게소 먹거리는 바로, 호두과자다.
이번에도 상행선 칠곡휴게소에서 3000원에 12개 호두과자를 한 봉지를 사 먹었다. 바삭하고 고소하고 팥소가 가득했던 갓 구운 호두과자였다.
어머님이 싸주신 떡과 컵라면, 호두과자와 소떡소떡, 핫도그로 주전부리하며 귀경길 잘 견디며 곧 도착한다. 8시간이 걸렸다.
집에 가서 짐 풀고, 옆 동 친정으로 건너가야지.
대전, 서울이 시댁인 언니 동생에 비해 멀리 부산이 시댁인 나는 늘 꼴찌로 도착하지만, 이번엔 온 가족 함께 저녁식사할 수 있겠다.
엄마표 명절 밥상은 넘사벽인데, 늘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지는 엄마밥상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