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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실리아 Sep 16. 2024

#1. 취향의 계급

#1.취향의 계급



취향(趣向):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취향의 계급’ 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함께 떠오른 말들이 있다.

‘빈부의 격차’ 와 ‘교육의 빈부격차’. 왜 그럴까?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과 내에는 범접할 수 없는 ‘파벌’이 있었다.

그들은 종종 그들끼리만 어울리며

다른 이들로 하여금 이질감을 느끼게 하였다.

소위 강남과 분당에 거주해야만

들어갈 수 있었던 그 모임에는

지금은 기억이 안 나지만 이름까지 정해져 있었고,

얼핏 기억하기로 그들은 자신들의 모임을 ‘**파’ 라고 부르며 어울렸다.

그리고 그 ‘파’에 들어가지 못했던 일부 신입생들은

그들을, 그 모임을 부러워하기도 하였다.

분당 가까운 수지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가끔 나를 그 모임에 부르곤 했으나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그리 편하지만은 않았다.

그 누구도 말하진 않았지만,

그들은 먹는 것으로, 입는 것으로, 즐기는 것으로

자신들이 다름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들이 드러내는 취향만으로 격차를 느끼기 충분했다.


대학생이 되어 경험한 그 일은

어른이 되어 경험한 첫 사회의 모습이었던 듯하다.

그렇게 사회에 적응하며, 어느새 20대, 30대를 지나

40대를 살아가면서 두가지 격차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빈부의 격차’와 ‘교육의 빈부격차’이다.


중년으로 불리는 나이에 들어서면서,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지에 대해 종종 고민한다.

그리고 그 고민속에서 빈부격차와 교육의 빈부격차로

삶 속에서 계급을 느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종종 떠올리며,

이 사회의 역할에 대해,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어른들의 역할에 대해

또 다시 고민하곤 한다.


그리고 오늘 만난 ‘취향의 계급’이라는 말 앞에서,

이 사회가 빈부의 격차, 교육의 빈부격차에 이어

취향의 격차 마저 양상 양상하고 있음을 문득 생각하게 된다.

돈이 많고 적음에 따라,

교육을 많이 또는 적게 받음에 따라,

우리가 선택하게 되고 선택할 수 있는 취향이

달라짐을 알게 된다.

그렇게 빈부의 격차, 교육의 빈부격차에 따라

우리의 취향 또한 격차가 벌어지고,

계급이 나누어지고 있음을 알아간다.  


‘취향의 계급’ 이라는 말이 왠지 슬프게 느껴지는 건,

빈부의 격차와 교육의 빈부격차에서 느끼는 슬픔 때문일까.

 ‘취향의 계급’ 이라는 말에

이 사회의 어른으로서 느껴야 하는 책임감이

조금 더 커졌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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