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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실리아 Sep 23. 2024

#2.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는 세상

#2.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는 세상 




제주도에 살게 되면서 자주 타게 되는 비행기. 

창가석을 좋아하지만, 

아이와 함께 할 때면 창가석은 언제나 

아이의 차지이다.

갑작스런 경조사로 혼자 비행기를 타게 될 경우, 

창가석에 앉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비행기를 탈 때면, 

핸드폰을 비행기모드로 켜두곤 한다.

비행기 안에서 내게 펼쳐질 

큰 선물을 받기 위해서이다. 

이륙 후 상공에 다다른 비행기가 

차분히 비행을 이어갈 때면, 

날 위해 준비된 선물이 펼쳐지곤 한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세상’ 

이것이 바로 나에게 펼쳐지는 선물이다.

펼쳐지는 그 선물 속에서 

큰 위안과 위로와 격려, 경이로움과 감사함을 채워간다. 

펼쳐지는 그 선물 속에서 나는 

이 큰 우주의 작은 미물임을, 나약한 존재임을 

새삼 느끼며, 동시에 

이 큰 우주의 유일한 소중한 존재임을 

그렇게 내 존재의 가치를 새삼 깨닫곤한다. 


이 크고 넓은 세상 속에서 

아둥바둥 애쓰며 살아가는 그 모습을 바라보게 되고, 

이 깊고 무한한 세상 속에서

 아둥바둥 애쓰며 살아가는 모습은 

작은 티끌에 불과함을 알아간다. 


조물주의 시선이 이런 것일까. 

이보다 더 높고 위대할 조물주의 시선을 생각해본다.

조물주 눈에는 보이지도 않을 이 작은 미물은 

보이지 않는 이 작은 미물 마저도 보살피고 계시는 

조물주의 힘을 일상 속에서 느끼며 

그 위대함에, 그 사랑에 감사해본다.


이륙 후 상공에 다다른 비행기가 

좋지 않은 기후로 불안한 비행을 이어갈 때면, 

창밖으로 내려다보는 세상을 선물 받지는 못하지만, 

그동안 그 세상속에서 받아온 

수많은 선물 같은 나날을 떠올리게 된다. 

불안하게 흔들리는 비행기를 타고, 

창밖으로 내려다볼 수 없는 세상에 감사하며, 

나의 나약함과 미약함을 새삼 깨달으며, 

두 손을 모으고 안전을 기도하며 조물주를 찾곤 한다. 


결국 난, 비행기에서 세상을 내려다볼 때에도, 

비행기에서 세상을 내려다보지 못할 때에도 

조물주의 소중한 작품으로서 

그 분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고 있음을 깨닫는 선물을 받는다. 


그리고 무사히 비행기가 착륙하는 그 순간, 

또 한번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세상’을 가슴에 담으며 

무사하고 안전한 도착 또한 선물임을 깨닫는다. 

비행하는 동안 내 안에 담겨진 그 모든 선물에 감사하며 

그렇게 비행기에서 내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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