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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도 소비자 중심의 사고가 필요하다

덕수궁 프로젝트 2021: 상상의 정원

by 인생은 아름다워


덕수궁 프로젝트 2021: 상상의 정원을 보면서, 미술이 단순히 white cube를 벗어난 것에서 나아가 관람객이 참여하고, 관람객이 작품의 마침표를 찍게 하는 등의 기획이 특히나 놀랍도록 좋았다.


확실히 미술도 ‘공급자(작가)’에서 ‘소비자(관람객)’로 무게추를 많이 옮겨가는 추세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미술시장에서, 관람객을 소비자로 대하는 시각에 대해 대해 종종 이런 공격을 받는다.

“돈 밝히지 마라.”, “작가에게 기회를 줘야지.”, “무명의 작가들은 어쩌냐” 등등 그리고는 태세를 전환하여 미술사에 등장하는 대가를 소환한다.


작가에게 전시의 기회를 주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전시를 기획하는 기획자는 과연 작가에게 무엇을 주는 것인가?


나는 대중이 작가에게 호기심을 가지려면 철저히 소비자(관람객) 중심의 사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시 서평도 쉬운 말로, 비평문에도 비판의 기능을 균형 있게 실어야 하며, 대중이 작가에게 궁금한 것을 조명해줘야 한다.


작가는 예술가이지만, 직업인이기에 가장 중요한 ‘생존’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지속 가능하며, 그래야 작업의 집중도가 생기는 것이다.


기업의 후원, 정부의 보조금은 결국 공급자 위주의 편리한 사고방식이자 체면치레를 위한 도구로써 예술을 이용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작가를 오래도록 보고 싶은 마음에 나는 예술이 자력 하고 지속 가능하도록 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하려는 것뿐이다.


그동안 공급자(작가/큐레이터) 중심의 사고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기획이 앞으로는 소비자(대중) 중심 사고로 시선을 옮겨갈 때 순수 예술의 대중성 확보와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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