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선정. 건축주-건축가-시공사 어셈블!

by 슬슬

전화로 일곱, 오픈하우스 방문 하나, 현장과 사무실에서 대면 상담 셋, 총 열한 곳의 시공사 미팅을 했다. 4월 중순에 시공사 선정을 해야 한다는 건축사님께 분명히 "이번 주 안에 말씀드릴게요~"라고 했는데 말이지. 거의 한 달 꽉 채워 어린이날 연휴가 끝난 수요일 아침, 먼저 연락을 해오신 건축사님에게 드디어 결정한 시공사를 알려드릴 수 있었다. 한참을 연락이 없으셔서 우릴 잊은 줄 알았다. 막 출근하셨을 시간에 장문의 톡을 보내신 걸 보니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계신 거였나 보다.


우리가 시공사와 미팅을 하고 나서 건축사님에게 연락을 해온 곳이 몇 군데 있었다고 한다. 건축사님과 평소에도 SNS를 통해 소통을 하고 있었거나, 이미 협업을 해본 시공사들이었다. 건축사님 입장에서는 매우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응대를 하셨다고 했는데 내심 우리가 그 시공사 중 하나로 정하지 않아서 아쉬우시려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하지만 우리도 시공사를 결정할 때 건축주인 우리뿐만 아니라 건축사님과도 대화가 잘 통할 것인지, 결이 맞을 것인지를 염두에 두었으니 우리의 선택이 옳았길 바라본다.


기본적으로 시공 품질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느껴지는 업체들만 후보로 올렸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가 누가 더 집을 잘 지을 것인지 비교해서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자재를 쓰는지, 어떤 방식으로 방수와 단열을 하는지 정도의 선택 사항이었는데 다행히 만나본 모든 업체가 모두 적당한 선택지를 제시해 주었다. 도면을 보고 말할 수 있는 1차적인 견적과 거기에 포함될 기본적인 사양도 중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얼마나 소통이 잘 되느냐였다.


건축주와 건축사, 그리고 시공사가 삼자대면을 해야 하는데 건축사와 시공사의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면? 생각만 해도 불편하다. 반대로 건축주의 로망을 그림으로 구현해 낸 건축사와 그 그림에 물성을 부여해 쌓아 올릴 시공사가 죽이 척척 맞는다면 가만히 보기만 해도 배부른 느낌이 들 것 같다. 우리가 선택한 시공사 대표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건축사의 디자인을 존중하고 그 의도대로 짓는다고, 그러니 건축사와 시공사 사이에서 건축주인 우리도 중간 역할을 잘해주어야 한다고.


그렇다. 이제 우리는 건축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우리가 선택한 건축가, 우리가 선택한 시공사 사이에서 그들을 믿고, 우리가 원하는 것은 확실하게 요구하고, 가운데 서서 의견을 잘 조율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시공사 선정까지 하고 나니 오랜만에 마음이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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