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 생맥주집 을지OB베어 40주년
대한민국 최초의 생맥주집 을지OB베어가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개업 초기부터 특유의 성실함과 남다른 소신으로 깨끗하고 맛있는 맥주를 지속적으로 싼 값에 공급해 왔고 노가리 안주를 개발해 지금껏 대표 메뉴로 삼아 결국 이 일대가 노가리 골목으로 불리게 되기까지..
40주년의 기쁨이 있으나 안타까운 것은 2년 넘게 지속된 명도소송에서 임차인인 이 업소가 최근 패소함으로 인해 호프로는 최초로 백년가게로 선정된 이곳이 백 년은커녕 41년도 기약하기 어려운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
결국 아무리 많은 사랑을 받고 생활문화사적으로 큰 가치가 두루 인정된다고 하나 돈 없는 중소상인은 돈 가진 임대업자나 투기세력으로 인해 존립하기 어렵다는 이 가슴 아픈 현실을 어찌할까?
전태일 열사의 누이동생 전순옥 전 의원이 축사를 통해 '자본이 이 모든 것을 삼켜 버리지 못하도록 함께 지켜줄 것'을 호소했다. 그리고 '을지OB베어와 노가리골목의 상생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발족됐다.
귀한 것을 또 잃고 싶지 않다. 돈이 아니라 사람이 잘 사는 세상을 소망한다. 좋은 것은 그저 속히 추억이 될 뿐이고 욕심만이 현실을 차지하는 작금의 세태를 통탄한다.
2022년 4월 21일 새벽 을지OB베어는 강제집행을 당해 오랜 터전을 잃게 되었다. 하지만 그 터전을 다시 찾기 위한 몸부림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