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력
74일째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10km를 달리고 있다. 달리면서 문득 '왜 이렇게까지 뛰고 있는 거지? 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마다 달리는 이유가 다르다. 누군가는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또 누군가는 자신의 한계를 알아보기 위해 달리는 경우이다. 또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상대방과의 기록 경쟁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몸이 좋지 않아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달리기를 제외하고는 달리기가 필수 사항은 아니다. 나 같은 경우에도 현재 달리기를 통해 건강을 회복할 만큼 건강이 나쁜 상태는 아니다. 실제로 74일을 연속해서 달리면서 주변에서 "도대체 비를 맞으면서까지 매일 달리는 이유가 뭐야? 왜 그래? 어디 아파? 시간이 남아돌아?"라며 묻는다. 감사하게도 크게 아프지 않고, 그렇다고 시간이 남아도는 상황도 아니다.
내가 신나게 달리는 이유는 나의 건강한 달리기로 아주 소액이지만 기부를 할 수 있다는 점과 도전 정신 함양과 큰 성취감 덕분이다. 다른 분들에 비해 달리기 속도가 엄청 빠르지 않다. 그렇다고 달리는 거리가 많은 것도 아니다. 그저 내 컨디션과 속도에 맞게 부상 없이 꾸준히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 하나하나가 감사할 뿐이다.
정말 신나게 뛰는 능력으로 '정신력'이라고 키워드를 잡았다. 아직까지 정신력을 쓸 만큼 힘들게 달려보지 않았다. 늘 평온한 심박수에 적당한 거리를 달렸기 때문이다. 달릴 때의 페이스가 정신력을 건드리지 않았지만 무더운 여름부터 갑자기 쌀쌀해진 가을 무렵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어떻게든 달렸다. 바로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힘 자체가 정신력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이번주 일요일에 오랫동안 기다리던 마라톤 풀코스를 달린다. 7개월 전에 5km를 뛰고 지쳐서 귀가하던 때가 생각난다. 열흘 전 하프코스를 무사히 완주해서 21km까지는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풀코스 전 30km 거리주를 딱 1번만 해봤기 때문에 30km 이후의 나의 컨디션을 모르는 상황이다. 뭐 언제는 미래를 예측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만 한 것도 아니다. 마라톤 풀코스는 첫 도전에 완주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가벼운 마음으로 신나게 달리고 올 예정이다.
마라톤 풀코스에만 정신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각자의 삶에서 반드시 정신력을 집중해야 할 곳이 있다. 현재 내가 정신력을 집중해야 하는 곳은 이번주 주말에 있을 마라톤 풀코스와 늘 집중해야 하는 곳은 가정이다. 특히, 아내의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