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마일리지라도

스마일 하게

by 최승호
100-051. 쓰레기 마일리지라도.jpg

오늘까지 정확히 194일을 연속으로 매일 최소 10km를 달렸다. 주변 지인이나 각종 매체에서 매일 달리는 것에 대해 효과가 없다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해 공감한다.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을 해도 어제와 오늘 같은 부위를 하지 않는다. 2분할, 3분할, 4분할 그리고 무분할 훈련법 등이 소개되고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근력 운동도 달리기도 다음 날 운동하는 것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만 한다. 운동하는 부위에 자극을 주어 근육을 찢은 다음 철저한 식단관리와 충분한 수면을 통해 그 부위를 회복해주어야 한다. 운동할 때 근육이 성장하는 것이 아닌 회복할 때 근육이 성장한다고 알고 있다. 운동을 격하게 하면 할수록 피곤함이 몰려와 자연스럽게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다. 빠르게 몸의 변화를 느끼기 위해 충분한 휴식과 회복 없이 무리하다가 탈이 나는 경우를 종종 봤다. 운동을 통한 몸의 변화뿐일까?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시험 전 벼락치기를 한다고 해서 수많은 양을 모두 암기할 수 있을까? 매일 꾸준히 과목을 돌아가며 공부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과 평소에 놀다가 시험 직전에 밤을 새 가며 공부하는 것의 차이는 10대 청소년들도 알 것이다. 물론, 운이 좋거나 두뇌가 대단히 뛰어나 전자보다 후자임에도 학업 성적이나 성과가 뛰어난 사람들도 있다. 단기간에는 통할 것이다. 하루 이틀만 살 것도 아니고 길게 봐야 한다.


‘매일 10km 달리기’로 2025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7개월 연속으로 월 마일리지 300을 넘기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 매일 10km 달리기에 대해 형식적으로 마일리지는 300이 훌쩍 넘지만 체계적인 훈련법이 아닌 쓸데없이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라고 한다. 혹은 쌓인 마일리지에 대해 ‘쓰레기 마일리지’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194일간의 달리기 기록 발자취를 살펴보면, 단 하루도 체계적이지 않다. 그날의 컨디션, 날씨, 일정 등에 따라 달린 거리와 페이스가 제각각이다. 무더운 여름에는 새벽과 저녁 시간에 주로 달렸다. 달리다가 갑자기 비가 내리면 귀가하지 않고 그냥 맞으며 10km를 채웠다. 러닝화 세탁법에 대해서도 그냥 세탁기에 세탁하고 바로 건조기에 건조하고 다음 날 다시 신었다. 너무 추운 날에는 밖에 나갈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 헬스장에 가서 뉴스를 보며 러닝머신을 달렸다. 러닝머신도 점진적으로 향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마다 달랐다. 내가 조금 더 빠르게 달리고 싶은 날에는 빠르게, 뉴스에 집중하거나 전날 축구를 했다면 조금 천천히 달리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같은 시간, 같은 거리를 달렸을 경우, 매일 10km를 달리는 것보다 인터벌 훈련, 템포런, 지속주, 장거리 훈련 등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신체 강화 및 기록 단축을 하면 훨씬 더 효율적일 것이다. 몸에 다양한 자극을 주고, 충분한 휴식과 회복도 이뤄냄으로써 어제보다 나는 오늘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반년 넘게 꾸준히 달리다 보니 다양한 훈련과 마일리지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되었다. 마라톤 대회 기록 단축에 중점을 두면 앞서 훈련들을 소화해 내는 게 맞다. 하지만 나처럼 부상당하지 않고 대회 기록보다는 끝까지 걷지 않고 완주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면 매일 달리는 것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쓰레기 마일리지라도 나에게만큼은 오늘도 해냈다는 성취, 10km를 달리는 1시간은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 즐기며 웃을 수 있는 쓰마일 러닝인 셈이다. 누군가 달리기를 시작한다고 하면 절대로 매일 달리기를 추천하지는 않는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집중하고, 자신의 일상 속 다른 일정에 무리가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달리는 것을 추천한다. 새해부터 아내와 꾸준히 달리고 있는데 아내는 격일 혹은 2~3일에 한 번씩 달린다.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페이스가 올라 이제는 함께 10km는 거뜬하다. 아내와 함께 달릴 때에는 아내의 페이스에 맞추고, 혼자 달릴 때에는 아내와 함께 달릴 때보다는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편이다. 올려봤자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매일 10km를 달릴 수 있는 나름의 비결이다. “매일 달리면 무릎은 괜찮아?”, “매일 10km 달리면 발목 아작 나는데? 축구나 풋살도 종종 하잖아?”라는 물음에도 “다음 날 달리기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달리면 매일 달릴 수 있어요.”라고 답하는 편이다.


달리기 실력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달리기 페이스, 매일 달리는 비결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다. 매일 심장이 터질 듯이 달리면 다음 날 누구나 힘들다. 즐기는 달리기가 아니라 훈련이 된다. 매일 맛있는 음식을 과식할 수 없다. 그러다 탈이 나기 마련이다. 오늘 과식했다면 내일은 한 끼 거르고, 다시 다음 날 많이 먹었다면 다음 날은 간헐적 단식도 해보는 식으로 달리기 뿐 아니라 삶 전체를 부드럽게 이끌어나가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몸에 이상이 없다면 그대로 밀고 나가면 된다. 일대일 전문 PT를 받으면 나아지겠지만 모두가 PT를 받아가면서까지 운동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


매일 10km 달리는 게 비효율적인 쓰레기 마일리지라도 나에게는 도움이 된다. 계속 스마일 하며 이어가 볼 생각이다.

월요일 연재
이전 17화고통스럽게 또 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