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 : 스마트 요금제 미리 알아보기
며칠 전, 오픈 2015와 관련된 내용을 2번의 포스팅(Day1 , Day2)에 걸쳐 이야기했었는데요. 최근 1주일 사이에 스마트 요금제가 잠깐 적용됐다가 없어지고, 호스트들이 지역별로 모이던 그룹으로 들어갈 수 있는 메뉴가 사라졌습니다. 아마 새로운 기능들이 조만간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신호겠죠?
그래서 오늘은 스마트 요금제와 더불어 "에어비앤비 수익을 어떻게 극대화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해보려고 합니다. (주*: 스마트 요금제는 현재 사용 가능한 "가격 책정 팁"과는 다른 기능입니다.)
호스트의 요금 책정은 어떻게 해야 되는가?
에어비앤비가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여, 빈집관리(운용)의 대명사처럼 되어 가고 있습니다. (위법 논란은 제 포스팅에서 무시하겠습니다. 제가 법조계 사람도 아니고, 경찰 관계자도 아닌데 그런 것까지 신경 써가며 포스팅을 할 필요는 없잖아요). 다만 여기에도 경제학의 기본원칙인 수요와 공급 법칙은 여전히 적용되고 있는데요. '그런가 보다'하지 그것들은 실제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막막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런 양상을 보입니다.
(1) '우리와 비슷한 숙소 + 예약이 많아 보이는(실제로 예약인지 그냥 block 해놓은 것인지 확인이 안되죠) + 비슷한 장소로 파악되는' 곳의 가격을 따라 합니다.
(2) 이렇다 보니 수요와 관계없이 해당 지역에는 비슷비슷한 가격대가 형성되고요.
(3) 이 시점에 뜬금 호스트가 한 명씩 나타납니다. 평균가가 79$/박인데, 갑자기 39$에 방을 내놓고 있는 사람이 생기는 거죠.
(4) 싼 방이 나오니까 게스트들은 그 방으로 몰려버립니다.(사실상 방의 퀄리티는 다들 고만고만하기 때문에 가격은 결정적 예약 포인트중 하나입니다. )
(5) 그 방을 따라서 가격을 내리는 곳이 하나 둘 생깁니다.
(6) 소위 "월세 얻어서 일세 주는" 호스트분들은 이렇게 못합니다. 월세, 관리비도 안 나오는데 내 돈 들여 다른 사람 여행시켜주게 생겼거든요.
(7) 그렇게 버티다 보니.. 신기하게 하루 전, 이틀 전에 예약이 들어옵니다.
(8) 균형 없이, 일부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박리다매를 하고 있고 또 어떤 일부는 충분한 가격을 받고 있죠.
에어비앤비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일 텐데요. 균형가로 예약이 많이 이뤄져야 게스트도, 호스트도 그리고 수수료 비즈니스를 하는 본인들도 모두 윈윈 할 수 있는데 그게 안 되는 거죠. 비효율이 생기고 그건 에어비앤비를 사용하는 모든 사용자(본사, 호스트, 게스트)가 나눠서 부담하고 있는 겁니다.
스마트 요금은 자동으로 수요와 공급에 기반해서 요금을 설정하는 기능입니다. 아직 저도 실물을 못 봤기 때문에 어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 중인 북미 / 유럽권 스타트업의 가격결정 시스템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 북미, 유럽권 가격결정 시스템이 뭐냐? 제가 일일이 설명드리는 것보다 Beyondpricing이라는 서비스의 데모 영상을 보여드리는 게 월씬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영어지만, 영상만 봐도 이해가 쉽습니다.
약간 당연한 부분인데, 그래도 짚고 넘어가 볼게요.
(1) 시즌 이슈
에어비앤비 숙소에 대한(또는 호텔도 유사하겠죠) 수요는 항상 있거나, 고르거나 하지 않습니다. 수요가 높은 때가 있고, 낮은 때가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2014년 대한민국에 여행 온 외국인들의 월별 그래프입니다.(한국관광공사) 맨 왼쪽이 1월입니다. 보시다시피, 겨울에는 관광객이 적고 여름에 - 특히 8~9월경 여행객이 가장 많습니다.
이것은 대한민국 전체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부산의 경우에는 이 격차가 훨씬 심할 것입니다. 6,7,8월에는 수요가 폭발할 테고 1,2,3월에는 공급이 넘쳐나겠지요. 한 발자국 더 들어가서, 부산에서도 해운대와 비 해운대는 격차가 엄청날 것입니다. 또한 휴양지인 해운대와 비즈니스 구역인 벡스코(BEXCO) 주변과도 다른 수요/공급의 양상을 보일 테고요.
(2) 요일별
현재 호스팅 하고 있는 곳이 비즈니스 출장을 많이 오는 곳(ex. 코엑스, 킨텍스, 벡스코 등)인지, 휴양지인 것에 따라 다르게 됩니다. 전자라면, 평일 수요가 많을 것이고 후자라면 주말 수요가 많겠죠. 또한 수요의 차이는 비즈니스 출장을 많이 오는 곳보다 휴양지가 훨씬 큽니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출장을 많이 오는 곳은 평일과 주말 수요가 6:4 정도의 비율을 보인다면 휴영지는 평일 2 : 주말 8 정도의 비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3) 이벤트
순간적으로 수요가 치솟을 때가 바로 이벤트가 있는 시기입니다. 시기라기 보단.. 해당일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아래 그래프는 2014년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에어비앤비 수요 그래프와 이벤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이벤트가 있는 날에는 평소보다 2~3배가량 많은 숙박료를 부과해도 방이 모두 나가기 마련입니다. 다만, 이런 이벤트가 아무리 잦더라도 이벤트만 보고 에어비앤비를 시작하는 건 절대 금물입니다.
많은 에어비앤비 호스트들 (특히 처음 시작하거나 얼마 안된 호스트)이 범하는 기본적인 실수가 바로 가격 설정을 한 번 해놓고 그냥 둔다,라는 점입니다. 저도 새로 시작하는 호스트들 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인데요. 폭삭 망하는 지름길입니다. (이 부분은 에어비앤비 상위 노출과도 관련이 있는데요, 에어비앤비 상위 노출하는 법 이건.. 다른 포스트에서 말씀드릴 기회를 가져보려 합니다.)
*1. Y 축에 Host #1, #2, #3은 각각 $140 , $180, $220 의 가격을 정해놓고 바꾸지 않는 호스트입니다.
*2. 그래프는 샌프란시스코의 2014년 에어비앤비 수요 그래프입니다.
*3. 쉽게 보는 방법은 점선 위의 부분은 예약이 된 것을 말하고, 아래는 예약이 안 돼있는 것을 말합니다.
위 그래프로 "가격을 똑같이 유지하면 얼마나 수익을 잃는가"에 대한 것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Host #1. 이 분은 1년 내내 예약이 꽉 차 있습니다. 아마 최소 한 달 전에는 모든 예약이 꽉 차 있을 겁니다. 이 호스트는 '아 잘되는구나. 역시 나란 사람.. 에어비앤비 하길 잘했어!'라고 생각할 겁니다. 안타깝죠... 게스트들은 겨울을 제외한 대부분의 계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었는데 말이죠. (대부분의 우리나라 호스트들이 이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Host#2. 가장 적당한 예약을 유지한 호스트입니다. 다만, 겨울에 초봄, 늦가을경에는 수익을 거두기 어려웠을 것 같네요.
Host#3. 아주 행복한 여름을 보낸 호스트입니다. 여름 동안만큼은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과 꽉 찬 예약까지. 그러나 여름 성수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빈 집이었네요. 1년간 수익을 본다면.. 글쎄요. 1번 호스트보다도 수익이 적을 수 있겠는데요.
이 셋 중 어떤 호스트도 최상의 결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수요에 완벽하게 일치되는 가격을 설정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최소한 "평일과 주말 요금의 이분화"는 하셔야 되고, "계절에 따른 요금 조정"도 필요합니다. 조만간 에어비앤비에서 제공할 스마트 요금제는 자동으로 모든 가격을 결정해주겠지만, "최소/최고" 요금을 호스트가 정하고, 기타 디테일을 호스트가 직접 설정해야 되는 면에서 완벽한 수요/공급의 일치를 만들지는 못할 것입니다.
스마트 요금제일 수도 있고, 다른 어떤 서비스가 될 수 도 있겠죠? 어쨌건 앞서 본 고정적 요금(Flat pricing) 대비 최소 43%의 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beyond pricing) 그리고 아주 열심히 (전업으로) 호스팅을 하시는 분들도 최소한 10% 가량의 이익 증가를 기대하실 수 있다고 합니다.
스마트 요금제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다른 스타트업이 제공하던 가격 설정 시스템을 얼마나 잘 구현할지 궁금하고요. 아무래도 수요 데이터는 에어비앤비가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있을 테니 과연 얼마나 세분화된 지역에 알맞은 요금을 제시해줄 것이냐, 가 관건입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을 하나의 구획으로 묶어서 수요 데이터를 적용한다면 아마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스마트 요금제를 사용하는데 큰 효익을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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