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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Sep 24. 2024

육아, 그리고 참 인재.

이번 글은 어쩌면 인생의 긴 여정의 이야기를 돌고 돌아, 사랑스런 아이(들)에 대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1. 커뮤니티


우리 가족은 운이 좋게도 아이를 날씨 좋고 하늘 맑고 가족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낳을 수 있었다. 


실리콘밸리는 서울 대비 육아 인프라는 적어도 내가 경험하기에는 좋지는 않았다. 산후조리원도 없었고 (출산 후 다음 날 집으로..), 산후조리를 도와주는 분들을 찾는 것은 너무 어려웠고 (한국에서 오시거나, LA/시애틀에서 오시거나..), Day Care 는 비싼데 시설/환경이 가격 대비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좋았던 것이 있다면, 결국 어떻게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실수 투성이었지만, 아이를 조금 더 터치하고, 아이를 조금 더 직접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입장에서 아이를 조금 더 먼저 키워본 분들의 가족과 가까워지고, 또 같은 입장에서 아이를 조금 더 늦게 낳은 가족과도 축하와 도움을 건네며 가까워지며, 좋은 관계를 만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육아의 압박은 유사하고, 아이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은 서울/실리콘밸리 모두 동일하지만, 그래도 아이 중심의 대화, 그리고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님들의 관점을 중심으로 대화할 수 있고, 또 육아를 하면서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어려움과 고충을 나눌 수 있는 대화 속에 있어서 좋았다. 아직은 말도 잘 못하지만, 호기심 어린 눈으로 손짓 발짓 하며 표현하는 아이를 보며, 학원과 조기 교육에 대한 압박감은 잠시 내려놓을 수 있어서 좋았다.


2. 대학


나는 정말 운이 좋게도, 부모님들이 자녀 조기 교육을 시키며 마음속에 염원하는 대학교, 대학원을 나올 수 있었다. 그 곳에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고, 엄청 깨지기도 하며 배우고 성장했다. 


다만, 사회 생활을 15년 정도 하며 깨달은 것은, 내 주변의 참 인재들은 '어떤 대학을 나왔는지?' 보다는 '어떻게 성장의 과정을 밟아 나갔는지?'가 현재의 그들을 있게 한 진짜 input이었다는 사실이다. 서울대를 나왔지만 세상에 쓰임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고, 엘리트 대학을 나오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삶을 살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인생을 살고, 그 누구보다 인정받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더불어, 세상에서 쓰임 받고 있느냐, 쓰임을 받지 봇하고 있느냐는, 외부 환경의 변수에 영향을 받기 보다는(예: 나는 지독히도 운이 없었어) '스스로의 선택 및 삶의 자세'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었다. 결국,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어떤 대학을 가던 그 안에서 도전하고 실패하고 좌절하지만 낙담하지 않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다시 일어서서 다시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과정을 거치며 성장하는 과정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 아이 교육


나는 내 아이에게 내 욕심을 주입하고 싶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내 욕심은 내 인생에 국한하여 투영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결국 내 만족은 내 인생에서 이끌어 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내 인생을 더 열심히 살고 그 안에서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취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육아를 하면서 커리어의 성취를 만들어 내는 것이 참 어렵기는 하지만, 그 만큼 더 집중하고 주변의 도움도 받으며, 어떻게든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한 듯 싶다) 그리고, 그렇게 살고 싶기도 하다. 


아이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1) 더 좋은 무엇인가를 위해 도전할 줄 알고, 실패해도 다시 훌훌 털고 일어서서 씨익 웃으며 한 번 더 도전하는 아이로 성장하기를, 2) 주변 사람, 그리고 주변 사회에 관심을 두고, 질문하고 대화하고 공감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아이로 커 나가기를, 3) 무엇보다 사랑주고 사랑받는 아이로 성장하며, 함께 커나가는 삶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4) 그 과정을 나와 배우자에게 가끔이나마 나눠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아이로 성장하는 것을 바란다. 


물론, 아이 교육은 나 혼자만의 믿음으로 만들어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매우 잘 안다. Peer Pressure 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위와 같은 아이로 성장시킬 수 있는 토대가 필요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를 가지고 아이를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할 수 있는 나 자산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런 부모가 될 수 있고, 그런 사람들을 꾸준히 만날 수 있길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할 뿐이다. 


세상에 귀하게 쓰임 받는 참 인재로 내 아이가, 그리고 내 소중한 지인들의 아이들이, 그리고 세상의 아이들이 성장하길 바란다. 나는 한 명의 개인일 뿐이어서 사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기에, 이런 마음을 간직하며 아이를 키워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하루 하루 더 열심히 살고 더 열심히 아이를 바라보기 위해 노력해 보고자 한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하루 하루의 최선이고, 그 하루 하루가 모여 언젠가는 내 바람이 조금이나마 이루어지지 않을까 믿는다 :) 


오늘 하루부터 일단 내가 더 열심히 살며 성장하고, 아이를 조금이라도 더 좋은 마음으로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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