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G 시절, 대리님들이 컨설턴트들을 매우 똑똑하게/독하게 push 하는 조직들이 있었다.
컨설턴트들이 참고하는 데이터 검증도 철저히 하셨고 (expert 인터뷰 시 직접 들어와서 참관하는 경우도 있고, 인터뷰 녹취록을 다 듣는 분도 있었다), 결과물이 나오는 과정에서 많은 우려도 표하시기도 했고, 또 메세지에 대한 질문도 많이 하셨다.
그런 조직의 공통점은 1) 리더십 대부분이 내부 승진을 통해 올라온 분들이라는 점, 2) CEO는 리더십을 통해 보고를 받는다는 점 (컨설팅사 파트너에게 보고 받기 보다는, 당사 리더십을 통해 보고를 받음), 3) 글로벌 선도사들과 어려운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 4) 시장 수성을 위해 매번 도전적 비전을 짧은 시간 내 달성할 것을 강하게 push 한다는 점, 5) 내부 인재들에게 보상을 확실히 한다는 점 이었다.
반대로, 컨설턴트들에게 일을 시키고 본인들은 관리만 하는 (관리하는 시늉만 하는) 조직들도 있었는데 (사실 꽤 많았다), 리더십에 외부 회사 출신 임원이 많은 곳들이 특히 그러했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면.. 사실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1. 실무/시행착오를 꿰고 있는 인재가 리더십이 되어야, 전략-실행 간 간극을 줄여나갈 수 있다. (실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수립된 전략은.. 팀을 와해시킨다)
2. Next Stage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인내/노력이 필요하고, 희생/헌신/책임감이 필요한데, 이는 회사에 대한 오랜 commitment 를 보여온 사람에게 기대할 수 있는 태도이다. 외부에서 리더십으로 발탁된 인재는, 회사가 위기에 닥치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는 있어도.. 위기를 함께 버텨나가지는 잘 못한다.
3. 팀원들은... 나와 같은 업무를 하던 사람이 리더직을 수행하고 있을 때, 더 큰 자긍심과 동기부여를 받는다. 팀원들이 외부 agent 들에게 끌려다니기 보다는, 그들을 적극적으로 리드하고자 한다. 리더에 대한 자부심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4. Impact을 만들어 내는 것은 실행이다. 그리고 인사이트는 실패와 시행착오를 버텨낸 시간에서 나온다. 실패와 시행착오를 버텨낸 사람, 그리고 끈임없는 실행을 통해 성공을 만들어 낸 사람이 impact 을 만들어 낼 확률이 높다. 결국 조직 내부에서 승진해 온 사람인 것이다. (논리는 경험을 이기지 못하고, 지식은 노력을 이겨내지 못한다. 많이 안다고 잘하는 것 절대 아니다. 그리고 더 큰 회사에서의 경험이 꼭 우리 회사에 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물론 외부 인재를 영입해서 새로운 자극을 불어 넣을 필요성은 있다. 다만, 리더십의 80~90%는 내부에서 성장한 사람이어야만 한다. 그래야 비전-전략-실행-impact이 연결되어 돌아갈 수 있다.
Ringle도 2~3년 전부터는 내부 인재를 성장시켜 리더십으로 올리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Context 이해에 기반한 실행력 강화가 빠른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1~2년 뒤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이 성장해갈수록 제품은 더 빠르게 강해질 것이고, 유저 대응은 더 깊어질 것이고, 실행력의 속도는 더 빨라지고 방향은 더 일치하고 강도는 더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내부 인재 성장을 통한 회사의 성장을 꿈꾼다. 그게 내가 BCG 에서 배운 가장 큰 교훈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