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언어
나에게 외국어란
내가 편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이 된다.
그러니까 머리를 쥐어짜면서 말해야 하는 것이고
들을 생각이 없어도 들려오는 것이 아닌 게 된다.
미국에 있으면
모든 것이 다 외국어다.
영어도 프랑스어도 아랍어도...
주변에서 뒤죽박죽의 외국어가 섞여 웅성거리는데
난 현명하게 내가 아는 단어만 잘 주어 듣는다.
그 외국어의 소리들 속에서 한국말과 비슷하게 들려오는 것이 있는데
그런 것 말고는 그저 모든 것이 다 똑같은 모르는 외국어다.
일본에 있으면
모든 것이 다 한국어 같이 불편함이 없다.
그래서 신경을 안 써도 주변의 말들이 내 귀에 와 꽂힌다.
생각이 없어도 표현이 가능하니 외국어라는 인식이 별로 없다.
어떤 때엔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는 말의 내용이 내 머리에 와 있는데
그들이 한국말을 했었는지 일본말을 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런 내가 미국에서
되도록이면 말을 안 하려고 피하는 나에게 길을 묻는 아시아인이 종종 있는데
중국사람이 하는 영어와 베트남 사람이 하는 영어의 발음이 달라서
그들이 하는 질문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도 힘들고 대답을 하긴 더 어렵다.
이런 나는 외국어를 듣고 외국어로 답을 해야 한다며
외국어로 말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내가 가장 잘하는 외국어를
내 머리가 나를 위해 나름 생각을 해서 선택을 한 것 같은데
머리를 굴려서 내뱉는 말이 듣는 사람도 황당하게 일본어...
일본에서는 일본어가 외국어가 아닌 것 같더니
미국에 오니 일본어가 갑자기 외국어가 된다는 것이...
이상한 나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