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23일
비전트립 출발 전 마지막 주말.
출국 전날 아내와 아이들을 처가에 보내고 나면
약 2주간 가족들과 떨어져 있게 된다.
아이들과 이렇게 장시간 못 보는 건 처음이라
떠나기 전 뭔가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
고민 끝에 한강공원 모래사장을 찾았다.
놀면서도 생각이 늘 비전트립에 집중되어서인지,
아이들의 노는 모습 속에서도 비전트립이 보인다.
단톡방에 현재의 상황과 생각을 공유해본다.
집 근처 한강공원에 나왔습니다.
모래일광욕장이 있어서 아이들과 모래놀이를 하는데
첫째가 조개를 찾고 싶다고 합니다.
"여긴 조개가 없어. 조개를 찾으려면 바닷가로 가야 돼."
그래도 첫째는 조개를 찾겠다며
계속해서 모래사장을 뒤집니다.
한참 만에 손에 무언가를 들고 옵니다.
"이거 조개 맞아?"
가까이서 보니 작은 돌멩이입니다.
"이건 그냥 하얀 돌멩이야."
실망했는지 그 하얀 돌멩이를 집어던지며
혼잣말로 한 마디 합니다.
"왜 돌멩이가 하얀색이야!"
그리고는 또다시 조개를 찾겠다며 나섭니다.
그리고 한참 만에 다시 소리를 지르며 나타났습니다.
"아빠! 이거 봐 봐!"
이런 걸 '한강의 기적'이라고 할까요.
아이의 손바닥 위에 있는 건 진짜 조개였습니다.
강에서 웬 조개인가 싶어 좀 황당하기도 했지만
비전트립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괜히 또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단순하게는,
'튀르키예에서 크리스천 찾는 것이 이렇지 않을까?'
또 한편으론,
'우리가 비전을 찾아가는 길도 이와 같겠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아도 샅샅이 살피는 것.
절대 없을 것 같은 곳에서도 끝까지 찾아가는 것.
아무리 남들이 그곳에 희망이 없다고 해도
계속해서 그 길을 걸어가는 것.
그게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길입니다.
때로는 하얀 돌멩이와 같이,
비슷하게 생긴 가짜 비전을 만나기도 하고,
그게 조개가 맞다며 우기고 싶은 마음도 들고,
그만 찾고 거기서 멈추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우리를 인도하시는 그분의 음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끝까지 내게 주신 하나님의 비전을 찾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요즘 첫째와 등하원 길에 자주 부르는 노래가 있다.
얼마 전 유치원에서 배워온 곡인데 가삿말이 참 예쁘다.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세요.
그럼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지요
짜증나고 힘든 일도 신나게 할 수 있는
꿈이 크고 마음이 자라는 따뜻한 말
‘넌 할 수 있어’
큰 꿈이 열리는 나무가 될래요
더없이 소중한 꿈을 이룰 거예요
[곽진영 작사 / 강수현 작곡]
한강에서 조개를 찾는 아이에게
‘여긴 조개가 없어’라는 말 대신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했다면 어땠을까.
좀 더 신나게 조개를 찾지는 않았을까.
“넌 할 수 있어!”
청년들에게, 또 나 자신에게도 외쳐주고 싶다.
그렇게 더없이 소중한 꿈을 '함께' 이뤄갔으면 좋겠다.
혹 내가 찾으려던 조개를 찾지 못해도 괜찮다.
찾아가는 과정에서 의외의 보석을 만날지도 모르니까.
새로운 나 자신을 발견한다면 참 좋은 선물이 되겠다.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면 더없이 감사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