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똥손
휴대용 아기변기에 응가 중인 빛이에게 하늘이가 다가간다.
"저리 가!"
빛이가 열심히 소리쳐 보지만, 9개월 된 아기는 반가운 얼굴로 언니를 향해 빠르게 기어간다. 둘째의 해맑은 얼굴을 보니 영 불안하다.
이런 불안은 늘 현실이 된다. 내가 손을 쓰기도 전에 하늘이의 날랜 손이 먼저 언니가 싼 응가를 마구 뭉갰다. 하아. 진짜 안 보고 싶은 장면이다. 긴 한숨을 쉬다가 들숨만 쉬고 날숨이 나오지 못하는 상태로 정지.
"야, 너 똥손이야~~"
넋 놓고 바라보는 나와는 반대로, 빛이는 깔깔대며 신났다. 이상하게 내가 약이 오른다. 열받음이 얼어버린 상황을 깨운다. 하늘이가 여기저기 똥칠하기 전에 잽싸게 달려가 손을 씻겼다.
"하느리 똥손 냄새나!"
다 씻고 나온 하늘이에게 빛이가 소리친다. 장난인 줄 알았는데 진짜 손에서 똥 구린내가 난다. 비누로 몇 번을 다시 씻겨도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
김치 냄새 배어 버린 플라스틱 밀폐용기처럼.
아무리 씻으려 해도 쉽게 씻겨 내려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오래된 근심, 뼈아픈 상처, 불편한 관계, 분노와 원망 같은 내 안의 쓴 뿌리가 그렇다. 지우고 싶어도 잘 지워지지 않고, 그 마음의 냄새를 감추려 스마트폰 따위의 어설픈 향수를 뿌리면 더 이상한 악취만 날 뿐이다.
뚜껑을 덮어두면 냄새가 빠지지 않듯, 마음을 열고 기다려야 회복이 시작된다. 아름다운 자연, 좋은 사람, 생기를 불어넣는 운동, 생각의 물꼬를 틔우는 글, 나를 맑히는 명상, 일상의 감사가 내면을 환기시키는 바람이 된다.
그렇게 마음속 똥 구린내는 서서히 사라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