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마지막 날
미지는 설렘을 증폭시킨다.
그래서 나는 순례할 때 인터넷 정보는커녕 출발지와 도착지와 교통편 정도만 알아본다.
웬만해선 숙소 예약도 잘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멈출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사전 답사를 했다.
아침 여덟 시부터 오후 다섯 시까지.
100km 넘는 거리를 2~3km 간격으로 체크하면서.
8년 간 축적한 정보로 인해 길과 식당 등이 눈에 익었다.
하지만 꼼꼼함에 정밀함을 더한 덕에 전체 코스의 절반도 못 가보고 철수했다.
돌아오는 길,
예정에 없던 나포로 향했다.
다시 찾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그곳에 서 있었다.
막 해가 지고 주황빛 여운이 잿빛 구름 사이에 남아있었다.
지난 유월보다 약간 밝아서인지 그때처럼 무섭지 않았다.
가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중 백발 남성이 지나가면서 인사를 건넸다.
"멋있습니다."
노을이 멋있다는 건지
노을을 사진 찍는 내 모습이 멋있다는 건지
순간 헷갈렸지만
지나가는 자전거 뒤에 대고 답했다.
"네, 멋있습니다."
그래야 노을 비친 하늘과 금강이 멋진 대상이 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