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정면에서 나를 향해
자전거 한 대 다가온다
나는 이쪽에서
아이는 그쪽에서
서로 눈이 마주친다
내가 왼쪽으로 틀면 아이도 왼쪽으로
내가 오른쪽으로 틀면 아이도 오른쪽으로
우리는 갈팡질팡, 머뭇머뭇
점점 더 가까워져
서로 부딪힐 뻔,
나는 멈춰 서고
아이는 나를 스쳐 지나간다
"죄송합니다!"
곧이어, 뒤에서 "쿵" 하는 소리
너 괜찮니
"고마워!"
엄마가 아이에게 한소리 한다
"어머니, 그 아이 저를 피해 가다 그렇게 됐어요!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착한 아이예요."
돌아가서 말해주고 싶은 걸
꾹 참고 도로 가는 길,
내가 아는 걸
엄마도 알 걸
착한 아이라는 걸.
착한 마음
그대로 바라봐 주길
품어주길
지나가는 길
어떤 주책없는 아줌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