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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굴의 꿈

by 시 선


얇은 줄기, 마디 마디 뻗은 손

나무를 휘감아 하늘을 향한다


덩굴의 꿈은 세상을 지배하는 것일까


작은 나무에 덩굴은 작은 나무의 키만큼

큰 나무의 덩굴은 큰 나무의 키만큼


온 세상을 평정하기 위해

이 나무 저 나무 손을 뻗친다.


마침내 하늘에 닿는 덩굴 손

다시 한번 힘차게, 더 높이, 더 멀리


감을 것을 찾는다

타고 오를 것을 쫓는다.


'허위허위' 방향 잃은 너의 손

누군가 잡아준다면


그건, 너의 꿈일 것이다


너는 진정 세상을 지배하진 못했어도

너는 고작 나무 하나 올랐을지라도




너는 꿈을 이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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