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방금 불구덩이에서 꺼낸 뜨거운 감자를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감자를
불에 그을려 겉이 새까맣게 탄 그 감자를
나는 뜨겁다고 말하지 못하겠다.
손이 델까 이 손 저 손으로 옮기며
입 바람을 솔솔 불어 거칠고 바삭한 껍질을 벗겨
마침내 드러난 그 노르스름한 뽀얀 속살을
나는 한입도 베어 물 수가 없다.
네 입 안 가득 퍼지는 불의 향연을
혀 끝을 감도는 따뜻하고 부드럽게 무른
그 촉촉하면서도 진득한 단맛을
나는 달다고도 말하지 못하겠다.
네 손에 쥐었던 뜨거운 감자가
너를 감미롭게 했던 감자가
그 감자가 바로 나와 같기 때문이다
그 뜨거운 불길이 바로 나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