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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 맺는 기쁨 Jan 12. 2024

나의 빛과 어둠, 그 모든 아름다움

저기 치유 기록 샘플 NO. 4


아난다 캠퍼스의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이하 아기시)' 12주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 4주 차에 나는 내 삶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사건 세 가지를 추렸다. 나는 그때로 다시 산다는 가정하에 새로운 선택을 하며 그 일의 의미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는 이런 일에는 자신 있었다. 새로운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 확정된 사실이 아닌 그 일 옆편의 가정을 살피는 것, 실제가 아닌 상상의 세계에 몰두하는 것.


나는 내 인생의 결정적 사건으로, 마음 둘 곳 없는 어린 시절 신앙을 가졌던 것, 재능의 신호를 무시한 채 이과를 선택했던 것, 아버지가 가족을 버리고 새 가정을 꾸렸던 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묵상하는 중 나는 깨달았다. 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다른 가능성들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적었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동의하지 않았다. 우주 전체를 바꾸지 않는 한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때 나는, 그때 나의 아버지는 그 시간 그 장소 그 선택을 해야만 했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도 그렇게밖에 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에 무력감을 느꼈다. 과거는 이미 내 것이 아니었다. 흐르고 지난 그것은, 과거의 나의 것, 과거의 아버지 것이었다.



나는 안내자를 통해 나의 과거의 어두움뿐만 아니라 빛도 보게 되었다. 세상 모든 만물과 세상사가 그렇듯, 그 안에는 아픔과 상실, 결핍뿐만 아니라 기쁨과 누림, 풍요 또한 있었다. 나는 그 시절 나를 돌보는 법을 배웠다. 빈곤 속에서도 나의 세계를 완성해 가는 경험을 했다. 논리적인 사고와 몰입을 배웠다. 나 자신을 책임지는 법을 터득했다. 그것은 지금 내 삶의 열매를 맺게 한 기쁨의 원천이었다. 나는 억울해할, 서러워할 필요가 없었다. 내가 할 것은 판단하지 않고 내게 주어진 이 모든 것을 겸손히 수용하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주도권은 나에게 있었다. 이것은 장애가 아니었다. 나의 추동력이었다. 그의 안내로, 나는 그 시절의 나를, 아버지를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한 그들을 마음 깊은 곳에서 응원할 수 있었다.



나는 천지 만물이 대극의 조화인 줄 알았지만, 나 또한 그런 줄은 몰랐다. 내가 가장 그리워하던 것이 내 안에 있었다는 것을, 가질 수 없어서 서러웠던 것이 이미 나였음을 나는 몰랐다. 나는 나의 생의 시작부터 어긋났으며 아무리 노력해도 되돌릴 수 없다며 나를 원망하고 주저앉아 자포자기했었다. 그런데, 내가 그토록 숨기고 싶고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싶었던 생의 결핍이 사실 내가 가진 가장 나답게 하던, 나의 달과 별을 환히 밝히던 어둠이었다.


세상의 모든 대극이 내 몸과 마음에 있었고, 온 우주가 내 속에 있었고, 시인들이 노래하던 생과 죽음이 켜켜이 쌓여 내 안에 있었다. 엄마도 아빠도, 아름다음도 추함도, 천국도 지옥도, 일어섬도 넘어짐도, 씨앗도 고목도, 바람도 눈도, 다 나였다. 나는 빛서린 우주였다. 참으로 조화롭고 아름다운 우주였다. 나는 나 자체인, 나의 빛과 어둠을 모두 사랑하게 되었다.


나는 나를 찾겠다던 이 여정을 멈추지 않은, 그 실낱같던 희망을 끝내 놓지 않았던 내가 너무 귀했다. 오래 방황했지만 결국 여기에 다다랐다. 지금-여기의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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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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