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열매 맺는 기쁨 Nov 02. 2021

댄스 댄스 댄스

가을 낙엽 소리

세월이 분다

거칠고 마른 것들이

서늘한 충동에 몸 놓는 순간

단단한 바닥을 쓸어 오른다


쏴아아 쏴아아

핏기 가신 것들의 노랫소리가

성급하게 공중을 덮고

날아오르는 소떼의 네 다리처럼

댄스 댄스 댄스


잘 가시오.

걸음 멈추고 기도를 올리니

그들 발에 입 맞추며

음악 가운데로 나를 잡아 끈다


나는 눈을 감고

나는 손목을 휘감아

나는 엉덩이를 요란스럽게 흔들며

댄스 댄스 댄스


바스러질 것들의 아양이더냐

썩어 들어질 것들의 몸부림이더냐


그래, 이것은

작아지고 작아질 위대한 것들의 춤이로구나


그네를 타는 아이가 까르르

가위 바위 보, 야아아

나는 드디어,

고기 한 근 사러 가던 걸음을 마저 옮긴다


쏴아아 쏴아아

가을 장단에 맞춘 요란한 춤 소리가

여자의 걸음 뒤를 따른다


자박 쏴아아 자박 쏴아아

자박자박 쏴아아 자박자박 쏴아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